[프리즘] 사람 중심

`사람 중심`

최근 모 통신사 임원이 신제품 발표장에서 강조한 말이다. 스마트폰 열풍으로 기기 중심에 쏠려 있던 정보통신 세상이 콘텐츠 중심으로 변화되고 한발 더 나아가 사람이 중심인 콘텐츠와 디바이스 환경이 하나로 뭉쳐지는 시대가 다가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패러다임의 변화가 IT 기기와 서비스를 이용하는 주체인 사용자에게 맞춰진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IT 인본주의(人本主義)`인 셈이다.

인본주의는 휴머니즘(Humansim), 인문주의(人文主義) 등과 동의어다. 사람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해 인간이 세계의 주인이라는 인간 중심주의적 정치 사회사상이다.

중세시대부터 등장한 인본주의는 거대담론을 논하는 용어라 다소 거리감은 있지만 `사람 중심`은 최근 몇 년간 우리 정치권에서도 유행한 탓에 그리 낯설지는 않다. 정책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정책을 위한 정책`이라는 식으로 주로 정부 정책을 비판할 때 자주 사용된다.

IT 인본주의의 탄생 배경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용자를 위한 배려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컴퓨터, 스마트폰 등 IT 기기의 성능이 빠르게 향상되면서 사용자의 `활용성`보다는 제조사가 제공한 `성능`에 온통 시선이 쏠려 있다.

모바일 시장에서는 그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다. 화면 전환 속도나 배터리 수명 등이 스마트폰 단말기 성능의 모든 것을 판단하는 기준 잣대로 굳어졌다. 단말기를 출시하는 통신사 서비스에 대한 판단은 뒷전이고 사용자들이 이를 통해 어떤 혜택을 받는지 얼마나 이득을 얻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도 턱없이 부족하다.

성능도 중요한 항목이다. 그러나 문제는 균형감이다. 기기 사용자인 `사람`을 위한 배려도 선택을 위한 기본 항목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업체들이 가장 신경써야 할 대목이다. 귀만 즐거운 사탕발림은 소용없다. 취약한 보안성이나 모바일 플랫폼의 주도권을 빼앗겨 치러야 할 대가 등 화려한 성능의 그늘에 가려 잘 드러나지 않는 문제점도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고객을 얻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