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와 총으로는 현재 세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1일 세계사이버대학과 기후변화센터가 서울프라자호텔에서 개최한 국제환경포럼 ‘러시아에서 투발루까지, 기후변화와 인류의 미래’에 참가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은 이 같이 강조했다. 기후변화 문제가 군비·식량·에너지 등 다양한 주제를 포괄하는 것은 물론이고 여러 나라가 함께 연계돼 있는 문제라는 뜻이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이번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맡았다.
그는 앞으로 중국·인도 등 거대 인구국가의 에너지사용이 증대됨에 따라 기후변화 위기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산업이 발전하면서 큰 기후변화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인도도 성장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앞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할 것입니다. 21세기 중반이면 전 세계 화석에너지의 80%를 사용하게 되겠지만 이러한 위협에 대한 대답은 아직 없는 상황입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도 기후변화 영향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북빙양 해운이 열림으로써 배가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게 됐지만 환경적으로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시베리아 동토층의 해빙도 계속 진행되면 장래엔 더 이상 아프리카에서 바나나를 수입하지 않아도 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기후변화 문제는 워낙 여러 이슈가 연계된 복잡한 문제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많은 나라가 연관된 복잡한 문제입니다. 개도국, 선진국 간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도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고 선진국이 개도국에 에너지 관련 기술을 많이 이전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식량위기를 불러일으키는 바이오연료 문제, 아직도 지속적으로 군비 경쟁이 이뤄짐으로써 관련 재정이 더 필요한 곳에 투입되지 못하는 문제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국제적인 상황을 해결하는 데 정치인들의 민주적인 과정을 통한 역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에너지 부문에선 원자력에 대한 확신도 피력했다. “원자로를 폐쇄하는 곳도 일부 있기는 하지만 에너지 위기, 화석연료 문제 등과 연관지었을 때 원자력 에너지 사용이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한편, 같은 행사엔 투발루의 타바우 테이 부총리 겸 환경부 장관도 참가, 현재 기후변화가 지속되는 경우 수십년 후 수몰 위기에 몰릴 투발루의 현실을 소개하며 바로 지금 이 시점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투발루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미미하지만 이 문제가 전 세계 공통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기후변화를 막는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투발루를 환경친화적인 섬으로 만들려는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순욱기자 choi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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