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껍게 만드는 것도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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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등 IT 기기의 슬림화 추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필름 업계는 되레 ‘두껍게 하기’에 눈을 돌렸다.

LCD TV가 대형화되면서 두께가 얇은 광학필름은 대형 기판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모양이 변형되거나 우는 경우가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대형 디스플레이의 발열을 흡수하는 것도 두꺼운 필름이 유리하다.

과거 포장이나 전사, 콘덴서용 필름 등 두께 10㎛ 전후의 얇은 제품이 각광을 받았으나 수요 시장이 성장성의 한계에 이르렀다. 반면 최근엔 디스플레이·태양광 등 200㎛ 이상의 두꺼운 필름을 필요로 하는 산업이 성장했다.

필름을 두껍게 하면서 두께를 균일하게 유지하고 광학 용도에 걸맞게 결점을 최소화해야 해 만들기 어렵다. 그런 만큼 부가가치가 높아 일반 필름 분야에서 중국산 저가 제품에 쫓기는 국내 업체들이 비중을 높이고 있다. PET 필름의 경우 대략 40㎛ 이상 제품을 두꺼운 것(후물)으로 분류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간 두께의 필름 제조는 기술적 어려움이 없지만 이보다 얇게 혹은 두껍게 만들 경우 난이도가 U자형으로 상승한다”며 “광학 시장에 대응, 최근엔 대부분 신설 라인은 두꺼운 필름 위주로 생산한다”고 말했다.

도레이새한(대표 이영관)은 경북 구미의 투명광학용 필름 라인을 연 1만3000톤 규모로 증설하면서 후물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SKC(대표 박장석)는 LCD 패널 대형화와 함께 태양광 수요에 대비, 기존 비디오테이프 생산 라인을 후물 필름 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두꺼운 필름 분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연에 노출된 태양전지의 보호필름으로 쓰이는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필름 사업 등에 후물 필름 기술이 유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웅진케미칼(대표 박광업)은 120㎛∼600㎛까지 시트 두께를 조절할 수 있는 제품으로 프리즘시트 시장에 뛰어들었다. 220∼280㎛ 사이인 기존 프리즘시트에 비해 다양한 크기의 패널에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대형 디스플레이에 쓰여 필름 변형을 막을 수 있다.

한세희기자 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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