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비게이션 시장이 성숙하면 소프트웨어 전문회사가 만드는 차별화된 제품이 곧 경쟁력입니다.”
박용선 엔지스테크널러지 사장(34)이 말하는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SW) 시장 전망이다. 초기 시장에서는 전자지도와 SW를 같이하는 경향이 있지만 시장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세분화될 것이라는 뜻이다.
매년 성장을 거듭하며 규모가 커지고 있는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엔지스테크널러지는 한발 빨리 전문 SW를 만들어 도전장을 냈다. 국내 최초의 리얼 3D 내비게이션 SW ‘고고3D(Gogo3D)’가 그것이다.
박 사장은 “자체 3D 엔진과 3D 정보를 통해 실시간으로 변하는 도로의 상황을 3D로 구현하는 SW는 국내 최초”라며 “세계적으로도 자동차에 장착돼 출시되는 고가의 순정제품에 3D를 구현한 것은 있지만 포터블내비게이션(PND)에서 풀 3D를 구현한 것은 고고3D가 최초”라고 자랑했다.
내비게이션 SW 전문회사를 지향하며 꾸준히 노력해온 결과다.
그는 “지난 2005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내비게이션용 3D 엔진을 만들고 전국 2500여개 이상의 주요 건물을 3D 데이터화했다”며 “2000건 이상의 주요 교차로 3D 이미지도 내장했다”고 덧붙였다.
이를 바탕으로 운전자가 이동하는 길을 따라 실시간으로 3D 이미지를 렌더링해 보여 준다. 정지된 이미지 위주로 보여주던 기존의 3D 내비게이션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미 이달 중순 위아가 출시하는 단말기에 고고3D를 탑재하기로 했으며 다른 제조사와도 협력을 논의 중이다.
작은 벤처기업에서 젊은 사장이 개발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지만 엔지스테크널러지가 걸어온 길을 들으면 이해가 된다. 박 사장은 34세의 젊은 나이지만 이미 기업을 경영한지 10년째다. 20대 중반에 창업해 지리정보시스템(GIS)이라는 한우물만 팠다.
지난 2003년부터는 내비게이션 SW분야로 본격 전향하고 2004년에 현대오토넷의 폰터스 단말기에 SW를 공급하며 신바람을 냈다. 그리고 이제 3D 내비게이션 SW를 내놓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어떤 전자지도와도 결합할 수 있는 SW인 만큼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당연히 좁은 국내 시장보다는 세계 시장 진출이 목표다. 이미 2004년에 글로벌 전자지도업체인 나브텍 본사와 제휴를 맺었고 이를 통해 올 연말께 미국 진출이 예정돼 있다. 이미 미국향 제품 개발을 완료했고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일본도 12월께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 사장은 “성숙해가는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차별화를 원하는 부분을 읽고 발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기술력이자 경쟁력”이라며 “엔지스테크널러지가 세계적인 내비게이션 SW 전문회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