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주목되는 KT의 차세대 검색엔진 개발

 KT가 인터넷 검색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개발 성과를 내놨다. 정확한 한글 검색어를 입력하지 않아도 의미를 추론해 검색결과를 알려주는 지능형 의미 기반 검색시스템의 추론엔진과 한글처리 저작도구를 KT 기술연구소가 독자적으로 개발했다는 것이다. 이 지능형 한글 검색엔진은 이른바 차세대 웹으로 불리는 시맨틱 웹의 핵심기술로 한글 검색어의 의미를 다각적으로 분석, 인공지능 검색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한다. 세계 유명 인터넷·컴퓨터 기업이 현재 인공지능을 이용해 검색하도록 하는 3세대 웹 검색엔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우리 기업이 먼저 시맨틱 웹 기술을 완전하게 확보하고, 그것도 한글 검색이 가능하도록 개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무척 크다.

 우리가 현재 이용하고 있는 대다수의 검색사이트에서 사용하는 HTML 기반 검색 시스템은 키워드 매칭 방식에 따라 검색 문장의 개별단어나 문자가 포함된 글과 기사를 찾아주는 형식이다. 하지만 KT가 이번에 개발한 지능형 한글 검색 시스템은 인터넷 이용자가 정확한 명칭을 몰라도 질의 또는 설명문 형태로 검색을 하면 인터넷이 사람의 말을 듣는 것처럼 검색 문장의 의미를 파악해 의미에 맞는 대상을 찾아주는 것으로 검색 환경을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는 기술로 평가된다. 따라서 이 기술이 상용화할 경우 우리나라가 차세대 웹 검색 시대를 여는 데 한몫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KT가 이 기술을 공개하겠다니 기대가 크다.

 그러나 우리가 거대 통신사업자인 KT의 지능형 검색시스템 개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앞으로 KT의 행보 때문이다. 사실 웹2.0으로 대변되는 인터넷 환경 변화에 따라 검색엔진도 기술발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KT를 비롯한 국내 포털이 거액을 투자해 검색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SK텔레콤과 KTF 등 이동통신사업자도 모바일 분야 검색과 관련해 구글과 제휴하거나 자체적으로 지능형 기반의 검색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통신사업자이기는 하지만 초고속 인터넷사업을 벌이고 있는 KT가 차세대 검색엔진을 개발한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좀더 넓게 보면 이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유무선 융합시대에는 검색능력이 결국 시장을 장악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는 KT의 자체 판단 때문으로 볼 수 있다. KT는 이 지능형 검색기술을 온라인 웹은 물론이고 와이브로·WCDMA를 비롯한 이동통신 분야와 데이터통합,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고 밝힌 것만 봐도 이해가 된다. 그만큼 이 기술을 다양하게 활용해 사업확대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이 통신·유통·미디어 등 광범위한 분야로 급속히 영역을 넓혀가면서 MS를 능가하는 IT기업으로 부상한 것도 핵심역량인 검색 기술을 기반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찾아주는 능력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 시대가 본격 전개되면서 검색기술이 상상치 못했던 변화를 가져온 것처럼 ‘집단 지성’을 키워드로 하는 웹2.0 시대에도 이용자 욕구를 가장 잘 충족시키는 검색기능을 갖춘 기업만이 승리를 기약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외부 데이터베이스 제휴 마케팅과 수익성만을 따지던 인터넷 검색기술 업계가 최근 기획력과 기술력으로 승부를 내려는 기술 경쟁이 일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변화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지고 승자 독식이 가속화되는 디지털 시대에서는 창의력과 스피드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해졌다. KT가 지능형 의미 기반 검색시스템을 바탕으로 웹2.0과 융합시대에 맞춰 ‘제2의 구글’ 역할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듯하다. 그만큼 국내 IT업계의 구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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