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김영만 한빛소프트 사장(4)

(4)e스포츠의 꽃이 피다

프로게이머가 청소년들 사이에 최고 인기 직업으로 손꼽히고 있는 지금, 누구나 게임은 스포츠가 될 수 있다고 답한다.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확산되던 99년 말 게임이 `e스포츠`로 자리 잡을 수 있으리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게임의 대중화와 게임에 대한 인식 전환, 그리고 한국을 e스포츠의 종주국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데 프로게이머가 큰 역살을 담당해 왔다.

98년 국내 최초의 게임 리그인 KPGL(Korea Pre Game League)을 필두로 한빛소프트는 투니버스에 마케팅을 위한 게임대회를 시작했다. 이어 배틀탑, PKO 등이 몇몇 회사에 의해 게임 리그가 태동하기 시작, 최초의 프로게이머 신주영이 등장하면서 투니버스스타리그(현 온게임넷 스타리그)가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곧바로 필자는 99년에 협회 설립을 준비, 2000년 2월에 `21세기 프로게임협회`(현 한국e스포츠협회)를 설립했다. 무엇보다 `프로게이머`가 신종 직업으로서의 권익을 보호 받아야 한다는 취지에서이다. 당시 게임업계는 과연 게임이 스포츠로 인식될 수 있을까에 대해 불투명하다고 판단했다. 한빛소프트를 제외하고 나머지 게임업체들은 구단을 소유하지 않았으므로 더욱이 `e스포츠`에 대해 무관심했다. e스포츠협회장을 맡아온 지난 5년간, 설립 첫해를 제외하고 협회의 운영에 대한 전반 비용들을 한빛소프트가 부담해야 했으며 협회의 운영은 무척 값지지만 고된 일이었다.

`21세기 프로게임협회`는 프로게이머 및 게임단을 등록, 프로게이머 랭킹 관리 및 인력 양성,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고 또 관련 규정을 제정하고 기록하는 등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만들기도 했다. 특히 2003년에서 2004년까지 한빛소프트의 경영 환경이 악화되면서 회사 경여에 대한 전력 투구가 필요한 시점이었고 협회 운영에 대한 어려움은 역시 컸다. 게다가 한빛소프트가 회장사로 있으면서 대기업을 부회장사로 영입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e스포츠협회가 점차 활성화 되면서 SKT, KTF, 팬택엔큐리텔 등의 대기업 구단이 창설되고 지난 해에는 산·학·연 협동의 e스포츠 발전 포럼이 열리면서 중장기적인 발전 방향도 모색해 갔다. 필자는 `새로운 부대에 새로운 술이 담겨야 한다`는 생각에서 임기 1년 남짓 남겨두고 회장직을 내놓았다.

`주변에서는 e스포츠를 키워 놓고 왜 잘될 때 넘기느냐`라며 의견이 분분했지만 e스포츠가 국제걱으로 거듭나고 협회 역시 IOC와 같은 국제적인 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보다 역량있는 회장사가 제2의 도약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필자는 한빛소프트의 경영에만 매진하리라고 다짐했다. 그 결심을 무너뜨린 건 게임업계의 후배들이었다. 한국게임산업협회의 2기를 맡아달라는 임원사들의 얘기를 듣고 한참을 고민했다. 21세기 성장 동력인 게임 산업, 제도나 규정이 산업보다 앞서갈 수 없는 한계에 대해 우리 모두 공감하고 있는 바였다.

게임은 엔터테인먼트 산업 중 과도기를 맡고 있는 차세대 산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와 내년은 규제보다 진흥이 필요로 한 시기였다. 후배 기업인들을 위한 업무도 선배된 도리로서 수행해야 한다는 생각에 기꺼이 2기 회장을 맡았다.회장직을 맡은 후 사회적 사건 사고만 나면 `게임`이 그 주요 원인인 듯 부각되는 등 곤혹스러운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국회 내 게임산업 및 e스포츠발전을 위한 국회의원 포럼등이 만들어 지면서 국회의원들과 심도 깊은 논의도 나누고, 중소기업자문단을 통해 게임산업의 비전 홍보, 대학의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게임의 순기능`을 알려 가며 멀티 플레이어의 역할을 하고 있다.

ymkim@hanbitsof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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