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광복 60주년과 한반도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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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광복 60년이 되는 해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삼십팔도선을 경계로 남북이 분단된 지 60년이 된 것이다. 해방 60년과 분단 60년의 묘한 이중적 구조가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현실을 대변해 주는 것 같다.

 이달 초 동아시아 축구대회 참가를 위해 북한 축구팀이 왔을 때 우리는 현실의 과제들과는 또 다른 감정을 경험했다. 제3국과 북한의 경기에서는 자연스럽게 북한을 응원하게 되는, 자발적 감정의 표출이었다. 남북한의 경기에서는 기존의 국가대항전과는 달리 승리를 위한 전투적 구호는 없었다. 그리고 이어서 8·15 남북통일축구 경기가 펼쳐졌다.

 스포츠는 현대사회에서 최고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이벤트다. 승리의 열망과 격렬한 신체적 움직임 속에 느껴지는 치열함, 승부의 비장함 그리고 승리의 통쾌함과 함께 묻어나오는 인간애의 발현 때문이다. 그것이 통일이라는 슬로건과 만날 때 더욱더 극적인 감정으로 분출된다.

 통일이 눈앞에 닥쳐올 그때, 우리는 현저히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남과 북이 함께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 둬야 한다.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정서적 연결고리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확대해 나가야 한다. 그러한 매개체가 스포츠이고 문화행사이며 통일축구다. 이러한 매개체들을 상품화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함께 느끼고 공유하게 하는 도구가 IT다. 동시에 민족애를 확산시키고 상대방에 대한 정서적 이해를 전달하는 도구가 IT다. IT는 융·복합화 현상을 통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창출함으로써 끊임없이 사회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해 나갈 것이다.

 10년쯤 후에는 지금 TV로 시청하는 통일축구를 남북한 주민이 함께 DMB를 통해 보는 시대를 맞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DMB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DMB 시장의 성장속도도 어떤 나라보다 빠르다. 이러한 보급과 활용 추세를 고려할 때, 생활변화와 민족의 공감대 형성, 그리고 통일의 촉매자로서 IT의 비중은 더욱 커질 것이다.

 통일의 염원은 이원적 목표와 전략을 가지고 풀어나가야 한다. 한편으로는 민족애와 정서적 동질감의 회복을 목표로 하는 전략으로서 쌍방 간에 민족적 공동체에 대한 인식을 확대해 가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의 인프라를 향상시켜 공존이 가능한 경제적 기반을 확립해 나가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 간에 상호이익이 형성될 수 있는 경제적 공유점을 찾아내고 확대해 가야 할 것이다.

 북한의 개혁은 이미 물살을 탔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와서 이 같은 개방의 흐름을 되돌려 놓지는 못할 것이다. 이러한 물살이 자연스럽게 흘러가서 북한 사회가 안정적인 시장경제로 이행해 나갈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한반도의 안정 확보와 핵문제의 원만한 타결은 물론이거니와 미국과 북한 간의 관계개선도 중요한 문제다.

 현재 남북경협은 대부분 특정한 생산기지 진출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남북경협을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북한의 인프라 건설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지하자원의 개발과 전력시설의 교체 및 보수, 관광 인프라 개발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개방의 흐름이 핵위협으로부터 한반도의 안정을 이끌어내고 통일의 물꼬를 트게 한다면, 우리는 적극적으로 이끌어줄 필요가 있다.

 통일은 언제 닥쳐올지 모른다. 먼 미래의 일로만 여길 수는 없다. 북한이 신속하게 개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미래의 부담이 될 통일비용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는 60번째 맞은 8·15를 식민지 해방의 기념이라는 소극적 의미에서 벗어나 통일과 세계 중심세력으로의 진입이라는 큰 물결을 향해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게 할 것이다.

◆류영달 (한국전산원 정보화기획단 수석연구원) ryooyd@n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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