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SEK에 빠져봅시다

 SEK가 열린다. 벌써 IT인의 마음은 들떠 있다. 명실공히 국내 최대 IT 종합전시회로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는 SEK(Solution & Contents Exhibition of Korea)가 이번에는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개막일이 다가오면서 기대감은 한껏 높아지고 있다.

 휴대폰, 디스플레이, MP3플레이어, 홈네트워크, DMB 서비스 및 단말기, 텔레매틱스 등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른 각종 첨단기기는 SEK를 통해 다시 한 번 IT코리아의 명성을 입증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과 방송의 융합, 디지털 컨버전스 등 지금 세계 IT시장을 휘감고 있는 신조류가 우리 기술로 구현되는 모습이 전시회 내내 계속 이어질 것이다.

 SEK는 삼성전자와 LG전자, KT 등 IT코리아를 맨 앞에서 이끌고 있는 대기업들만의 잔치는 아니다. IT코리아의 든든한 기반인 벤처들도 독자적인 기술력을 내세우면서 이번 SEK를 통해 부활을 꿈꾸고 있다. 여기에는 인천이나 성남 등 지역 기업들도 예외없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맞서 마이크로소프트나 퀄컴, EMC, 히타치 등 세계 IT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 이들 외국 기업은 한국 IT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앞세워 그들의 명성에 걸맞는 신제품과 솔루션들을 한국 고객에게 선보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대기업과 벤처, 서울과 지역 기업, 토종 기업과 외국 기업 등 많은 IT기업이 SEK에서 그들만의 결전을 벼르고 있는 것이다. 컴퓨터소프트웨어 전문전시회에서 IT종합전시회로의 변신을 선언한 지 이제 2년. 출품제품이나 참가기업만으로도 SEK는 다른 전시회들이 쉽게 넘볼 수 없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변화된 모습은 SEK2005에서 구체적으로 참관객들에게 보여질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IT코리아 명성을 세계에 직접 알리려는 노력이다. SEK2005에는 국내 전시회로는 처음으로 세계 유수 미디어의 IT 담당기자가 대거 초청된다. 이 외신기자들은 전시기간 내내 SEK를 둘러보며 한국의 앞선 IT기술을 전세계에 타전, IT코리아의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해외 현지 시장에서 국산 제품 판매를 담당할 세계 각국의 파트너를 초청해 중소 IT기업과 1대 1 상담을 벌일 수 있도록 돕는 ‘IT 오퍼튜니티 2005’가 정보통신부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주최로 전시현장에서 펼쳐진다. 우수한 제품과 기술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중소 IT기업들에는 별도 투자없이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데 필요한 든든한 지원군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SEK의 의미를 이처럼 눈에 보이는 것에서만 찾는 것은 잘못이다. SEK를 계기로 침체된 우리나라 IT경기를 일으켜세워 보자는 IT인의 염원이 가득 담겨 있다는 데서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경기부진 탓을 외부로만 돌리기보다는 IT기업 스스로 소비자 구매의욕을 되살려 우리 힘으로 경기를 회복시키자는 결연한 의지가 이번 SEK 참가를 통해 구체화된 것이기 때문이다. 참가기업 모두 SEK에서 참관객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신제품 발표와 함께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는 이유다.

 이런 의미에서 더 많은 기업의 더 좋은 제품을 SEK에서 찾지 못한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아쉬움은 성년을 맞는 내년 SEK2006에서 만족시켜 주기를 바라는 기대감으로 이어진다. 이제 5일 앞으로 다가온 SEK2005. 우리 모두 SEK에 푹 빠져 보자.

양승욱 컴퓨터산업부장@전자신문, swy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