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김광태 퓨쳐시스템 사장 (5·끝)

(5) "새 사업은 3년 미리 준비" 소신

 개발용역으로 시작했던 퓨쳐시스템은 TCP/IP와 VPN/방화벽 통합솔루션을 개발해 내면서 네트워크 보안 전문기업으로서 입지를 당당히 굳혔다.

 2002년, 보안과 함께 퓨쳐시스템을 이끌어갈 또 하나의 사업 분야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사업은 늘 3년 먼저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평소 소신이다. 보안 사업으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었지만 회사가 성장할수록 한 가지 사업에만 전력 투구한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부담으로 다가왔다. 보안 사업과 병행해서 퓨쳐시스템의 성장을 이끌 사업분야가 필요했다. 외부 환경요인으로 급박하게 대안 사업을 찾아야 했던 과거의 경험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부추겼다.

 새로운 사업은 첫째, 무엇보다 향후 전망이 밝아야 했다. 두번째로는 퓨쳐시스템의 기술 역량과 영업 노하우, 조직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어야 했다. 다시 말해 네트워크 전문기업, 네트워크 보안 전문기업의 명맥을 이을 수 있는 연장선에 있는 사업분야여야 했다. 이익 창출이라는 대명제가 기업의 존재 이유라지만, 소위 돈 될 것 같은 사업에 막무가내로 뛰어들고 싶지는 않았다. 네트워크 전문기업으로 시작한 퓨쳐시스템은 네트워크 전문기업으로서의 역량을 기반으로 네트워크 보안 전문기업으로 성장했으며, 또다시 그 기반 위에서 새로운 사업을 벌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단의 순간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함께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느 순간 확신을 가졌다가도 ‘이 결단이 잘못된 것이라면…’이라는 생각에 흔들리기도 한다. 18년에 걸친 기업경영의 세월을 통해 크고 작은 결단을 내려야 했지만 그 순간마다 잊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은 한 가지, ‘나는 할 수 있다, 퓨쳐시스템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자신감이 없으면 모든 결단에서 수동적이고 방어적이 된다.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의사결정을 반복하는 기업은 결코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가 없다.

 2002년 맞이한 결단의 순간에 내가 결정한 것은 바로 홈네트워크 사업이었다. 홈네트워크 사업은 10대 신성장 동력사업과 정보통신부의 IT839 정책에 포함될 정도로 미래의 수종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홈네트워크의 광범위한 영역 가운데, 먼저 홈게이트웨이 개발에 착수했다. 홈게이트웨이는 말 그대로 집의 관문과도 같은 장비로, 외부의 인터넷 선과 내부의 여러 정보가전 사이에서 프로토콜을 조정하고 보안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는다.

 홈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데 있어 빠져서는 안 될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장비다. 홈게이트웨이를 중심으로 한 홈네트워크 사업은 내가 내걸었던 두 가지 조건을 정확히 충족시키는 새로운 사업영역이다. 향후 전망도 매우 밝고 퓨쳐시스템이 보유하고 있는 네트워크와 보안의 핵심역량, 또 하드웨어와 SoC 개발의 기술역량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홈네트워크 사업은 이제 준비단계를 끝내고 올 상반기 드디어 첫 매출이 발생하게 된다. 홈 사업은 퓨쳐시스템에 또 한 번 비약적 성장의 기회를 안겨줄 것이며 퓨쳐시스템은 홈 사업이라는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통해 오는 2010년께는 지금의 열 배 이상 성장해 세계와 경쟁하는 전문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다.

 홈 사업과 함께 보안사업은 계속 퓨쳐시스템의 주력 사업으로 발전시켜 갈 것이다. 올 초에는 기존의 방화벽, VPN에 IPS까지 통합한 통합보안제품을 출시했으며 나아가 시장의 요구에 맞는 능동적 보안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2007년이면 창립 20주년을 맞는다. 퓨쳐시스템은 자본금 5000만원에서 50억원으로 성장하기까지 지난 17년 동안 숱한 위기와 좌절을 이겨내 왔다. 여기에 퓨쳐시스템의 저력이 있다.

 나와 우리 임직원들은 어려움에 대처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으며,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퓨쳐시스템이 스무 살, 서른 살을 지나면서 또 다른 성장통을 앓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 우리에겐 그간 결단의 순간들에서 배운 경험이 있기에 두렵지 않다. 퓨쳐시스템이 직면할 앞으로의 결단의 순간들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ktkim@future.co.kr

사진: 2004년 도쿄에서 열린 ‘넷월드+인터롭 2004 도쿄’에 참가해 기가비트 방화벽, SSL VPN 등을 전시하며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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