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신기술이 바닥난 `넷월드+인터롭`

세빗, 컴덱스와 함께 IT 전시회 톱3에 속하며 전세계 최대 규모의 네트워크 장비 및 솔루션 행사로 자리잡은 ‘넷월드+인터롭’ 라스베이거스 전시회를 10년 이상 참관해 왔지만 올해 전시회 규모는 가장 빈약했다.

 매년 5월이면 6만명 이상의 CEO·CTO급 임원 등 참관객과 평균 750개 업체가 참가하는 전시회가 열렸지만 올해는 작년에 비해 겨우 50% 수준인 350개 업체만이 참가함으로써 전성기 규모의 25% 수준에 머물렀다.

 전시회에 출품된 네트워크 솔루션은 네트워크 인프라 스트럭처, 무선, 보안, 퍼포먼스, VoIP와 협업, 데이터관리 및 컴플라이언스 등으로 압축될 수 있는데 이렇다 할 신상품이나 신기술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마디로 2005년 넷월드+인터롭 라스베이거스 전시회는 세계 네트워크 업계의 빈약한 현황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이와 관련, 얼마 전 IBM은 발표 자료를 통해 IT 업계에서 나올 만한 기술은 이미 모두 나온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2010년까지 신기술은 나오지 않을 것이며, 이미 공개된 기술을 조합하고 상품화하는 데 성공하는 기업이 살아남을 것이라며 IBM의 기술을 공개했는데 이번 전시회가 이를 뒷받침하지 않았나 싶다.

 이런 흐름 속에 국내 네트워크 업계 역시 전반적인 침체를 타파하기 위해 너나 없이 수익성 위주의 체질 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네트워크 통합(NI) 업체들의 통신·방송 시장 진출, 유비쿼터스 시장 합류 등의 소식은 올해 3월부터 꾸준히 나왔던 것이고 네트워크 장비만 판매하던 업체가 솔루션과 서비스 제공으로 기업 체질 변화를 시도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한 변신은 올해 하반기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오프라인 제조업의 e러닝 솔루션 개발과 같이 기존 산업군과 주력 업종의 벽을 넘나드는 크로스 전략들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시장 환경이 신기술 경쟁이 아닌 비즈니스 모델 창출과 시장 선점 경쟁으로 돌아설 경우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네트워크 업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경쟁에서 중소기업이 불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문제는 국내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네트워크 장비와 솔루션의 대부분은 대기업군에 속하는 외산 장비고 이 기업들이 IT 테스트베드로 자리잡은 한국에서 상품 론칭을 더욱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네트워크 솔루션은 IT 인프라의 핵심이며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므로 국가 차원에서 육성해야 한다는 교과서적 논리를 반복하지 않더라도 고군분투하는 국산 네트워크 장비 및 솔루션 업체들이 이번 전시회가 암시하는 규모의 경쟁에서 사멸하지 않고 세계 시장을 넘나들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 왔다.

 그렇다고 현재 상황이 국내 네트워크 및 IT 업계에 위기인 것만은 아니다. 지금껏 발표된 기술들은 오프라인을 효과적으로 편리하게 바꿔 놓을 만큼 그 역량을 100% 발휘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바꾸어 말하면 10년간 먹고 살기 위한 기술이 이미 모두 나왔다면 개인과 기업에는 수많은 기회가 도처에 널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존 기술들이 가진 잠재 역량을 발견해 내고, 효율적으로 조합해 ‘시장에서 통하는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국내 기업들도 충분히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윤기주 니트젠테크놀러지스 엔피아 사업부문 사장 kjyoon@enp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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