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8년 제록스의 마크 와이저가 처음 사용하였던 용어인 ‘유비쿼터스’는 16여년이 지난 오늘날 모든 매체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낯설지 않은 용어가 되었다. 유비쿼터스 시대의 전환기에 살고 있는 우리는 결제에 있어서도 ‘언제 어디서나 사용 가능한’이라는 모토에 따라 과거에 비해 훨씬 다양한 결제수단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아날로그 결제에서 디지털 결제쪽으로 옮겨가면서 또 하나의 새로운 화폐라는 신용카드 출현에 이르기까지 결제수단의 진화는 사용자 중심의 편의를 위해 끊임없이 이루어져 왔고 결국 간편한 사용절차와 높은 안정성, 그리고 낮은 수수료의 개인 신용카드 출현은 마치 지속적인 화폐 대체재 진화의 마침표를 찍은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미처 예기치 못한 변화가 시작된 곳은 비교적 소액인 인터넷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였다. 인터넷 콘텐츠가 처음 등장한 시기만 하더라도 특정 광고만 보면 콘텐츠는 무료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어서 과금에 대한 부분은 그리 고민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더는 많은 회원수에 의존한 광고수익에만 의존할 수 없는 시장환경의 변화로 인해 지난 2001년부터 국내 인터넷 업체들은 양질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이용자에게 해당 서비스요금을 부과하는 ‘유료 상품기획 및 수익창출’로 사업모델의 중심축을 전환하였고 휴대폰결제·유선전화 결제 등 새로운 디지털 결제수단이 이와 시기를 같이하여 나타나 온라인 콘텐츠 과금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최근 미국에서도 애플의 ‘아이튠스’가 음악 콘텐츠에 99센트를 부과하며 매주 1억2500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함으로써 디지털 콘텐츠가 전자상거래에 한몫을 해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아이튠스 디지털 뮤직 서비스는 소비자들의 온라인 콘텐츠 유료화에 대한 인식을 바꿨을 뿐 아니라 ‘소액결제’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어 콘텐츠 유료화에 따른 앞선 소액결제 솔루션과 이에 대한 풍부한 빌링경험을 가지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에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 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이러한 결제수단들이 실물시장으로의 새로운 진입을 시도하고 있어 결제시장의 영역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이전에도 실물상품의 고지서 통합형 결제는 있었으나 신용카드 결제보다 높은 수수료 때문에 시장진입의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카드사의 수수료 인상에 따라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고 이에 적합한 정산 프로세스의 새로운 적용 등으로 진입 가능성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소액결제의 특성상 일정 금액이상 결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체 신용카드 결제시장 중에서 소액 실물결제의 영역을 분할하는 형태로 진행될 전망이다.
또한 이제 막 시장을 열어가고 있는 무선망개방에 따른 무선인터넷 콘텐츠 과금 분야 역시 휴대폰결제를 통하여 해결이 가능하기에 향후 폭발적인 성장잠재력을 지닌 자율적인 시장경쟁 환경의 무선인터넷 시장을 통해 필수적인 주력 결제수단인 휴대폰결제 또한 새로운 성장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사례에서도 확인되었듯이 온라인 콘텐츠의 성공적인 해외진출은 국내 소액 결제 솔루션들이 해외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게 한다. 다만 유형의 장비나 솔루션이 아닌 결제관련 정산서비스 운용부문이 진출의 핵심 기반이라는 점 때문에 해외 기간통신사업자가 외국기업에게 과금 정산의 역할을 부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진출을 쉽지 않게 하므로 현지 기업 등과의 다각적인 제휴를 통한 소액결제 진출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활성화되고 범용화된 국내 소액결제 서비스는 온라인 콘텐츠와 더불어 머지 않아 한단계 도약된 시장의 확대를 이루게 될 것이며 각종 결제를 대체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향후에도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결제수단으로서 굳건히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황창엽 모빌리언스 사장 ceo@mobilia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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