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성 폐기물 지정 문제로 환경부와 논란을 벌여온 세계 최대 규모의 형질전환 초파리 은행이 폐기물 추가 처리 비용을 감당하기 못해 초파리 보유분 25%를 감축키로 결정, 초파리를 활용한 국내 생명공학연구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대덕밸리 바이오 벤처인 제넥셀(대표 김재섭)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2만7000여종의 형질 전환 초파리 가운데 25%인 7000종류를 포기, 향후 2주 이내에 폐기키로 결정했다고 6일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들을 주축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 2002년 세계 최초로 10만여종에 달하는 거대한 형질전환 초파리 은행을 완성, 인간의 치매·암·파킨슨병 등의 질병 치료제 개발에 주력해 왔다.
이 회사는 설립 후 관할 구청의 허가를 받아 초파리 사체와 배양 용기를 일반 쓰레기로 처리해왔으나 올 초 환경부가 ‘의학과 관련된 기관에서 배출된 동물의 사체’라는 이유로 초파리 사체를 감염성 폐기물로 구분, 최근 들어 추가 처리 비용이 확대되자 고심을 해 왔다.
가뜩이나 자금난을 겪고 있는 이 회사는 연간 1억5000만원에 달하는 폐기물 추가 처리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번 초파리 종 감축에 따라 제넥셀은 그동안 진행해 온 비만과 암 치료제 개발의 중단이 불가피하 게 됐다.
김재섭 사장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2만7000종은 4년 동안 60억원을 들여 세계 최초로 완성한 10만여종 가운데 실험에 적합한 종류만 선별한 것”이라며 “7000종을 감축한 뒤 복구하려면 수 십억원을 들여 10만여종을 다시 완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사는 미국 ‘블루밍턴 국제 초파리센터’등에 의뢰, ‘미국 정부가 형질 전환초파리를 가장 낮은 단계의 생물안전성 처리기준(BL-1)으로 지정해 초파리 사체 를 일반 생활쓰레기로 배출하고 있다’는 내용의 자료를 입수하고 이를 근거로 대전 시청 등에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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