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티모르가 문자를 한글로 표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떼뚬’이라는 언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표기수단이 없어 이를 한글로 표기토록 한다는 것이다. 말그대로라면 한글이 수출상품이 되는 셈이다.
한글이 소리를 표현하는 우수한 문자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지만 정보화사회에 접어들면서 갈수록 그 우수성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인터넷이 보편화된 요즘 우리나라처럼 자신들의 언어로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채팅을 하고 메일을 보낼 수 있는 특권(?)을 가진 나라는 손꼽을 정도다. 즉 사람이 내는 소리를 자음과 모음을 결합해 표기할 수 있는 표음문자를 가진 국가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인 셈이다.
이에 반해 새로운 뜻이 생길 때마다 새로운 글자를 만들어야 하는 표의문자는 정보화의 혜택을 누리기에는 상당 부분 장애를 받을 수 밖에 없다. 한자가 대표적인 경우다. 중국의 청소년들이 그들의 언어로 우리와 같이 자유롭게 컴퓨터를 활용한다는 것은 불가능 하다.
표의문자를 사용하고 있는 중국이나 중국의 영향권에 있는 일부 동남아국가에서 컴퓨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언어 대신 표음문자를 차용할 수 밖에 없다. 물론 그들의 선택은 대부분 제1의 국제언어인 영어다.
영어 대신 한글을 채택토록 하는 것은 망상에 지나지 않은 걸까. 일전에 어느 학자가 중국의 정보화에 한글을 이용토록 해보자는 제안을 한 적이 있다.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여기서 파생되는 경제적 가치는 짐작하기조차 어려울 것이다.
중국은 우리와 같은 문화권이다. 더우기 최근 한류열풍을 타고 수많은 중국 청소년들이 한글배우기 열풍에 휩싸여 있다. 그들에게 단순히 한국노래를 부르기 위해, 또는 한국의 방송을 보기 보다는 컴퓨터를 이용하기 위한 매체로 한글을 이용토록 한다면 설득력도 있을 것이다. 갑신년 새해벽두 고구려를 자신의 역사라고 주장해 우리의 감정을 들끓게 하고 있는 중국에게 컴퓨터문자를 한글로 사용해 보면 어떻겠느냐고 권해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양승욱 정보사회부장 sw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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