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보격차 해소정책의 방향 전환을 제시한 보고서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주목거리다.
그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정보화 정책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의 브레인 역할을 해왔고 또 정부 산하 연구기관이라는 입장 때문에 정책의 보완점이 있어 보인다 하더라도 그것을 밝힌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이번에 정책의 방향 전환을 제시한 것은 용기 있는 일로서 과거 정책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정책을 한단계 발전시키자는 취지로 이해될 수 있는 일이다.
국가간에 정보격차가 커질 경우 선후진국의 격차 또한 커지고 국가 내에서의 정보격차는 소득 불균형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될 경우 사회 계층화를 심화시켜 갈등을 증폭시키며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될 수도 있는 일이다. 따라서 우리가 선진국으로 부상하고 그 혜택을 국민 모두가 고르게 누리기 위해서는 정보격차 해소는 당분간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우리는 정보통신부를 주축으로 재경부·산자부·과기부·행자부 등 여러 부처가 매달려, 정보격차 해소에 힘써온 것으로 평가된다. 정보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정보 및 정보기기를 실제 생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었는데 그 방향도 옳았다. 대상도 장애인, 노인, 주부, 저소득층, 농어촌지역 주민 등 정보소외계층에 우선 순위를 두었다.
그 결과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주최로 9일부터 11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초고속인터넷 워크숍에 앞서 발표된 보고서에서 ‘한국은 지난 40년간 정보통신 분야에서 기적과 같은 발전을 이룩했다’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특히 한국의 성공모델을 개도국에 전파함으로써 세계 정보격차 해소에 기여한다는 방침을 ITU가 세운 것으로 알려질 정도다.
그러나 속내를 보면 그 같은 평가에 안주하고만 있을 상황은 아니다. 지금도 초고속인터넷 이용자를 보면 학력·소득간 격차는 많이 감소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큰 편이다. 그것은 곧 정부가 더욱 강력하게 정보격차 해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에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제시한 방안은 정보를 이용하는 사람과 이용하지 않는 사람으로 나눠 이용하지 않는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하자는 것으로 의미있는 주장이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전 국민을 인터넷맹이나 컴맹에서 벗어나도록 하자는 취지일 것이다.
따라서 차제에 정부가 추진했던 성과를 바탕으로 정책을 재점검, 제 2의 정보격차해소 정책을 세울 때도 됐다고 본다. 필요하다면 제도를 신설하고 세제도 만들자.
우리는 이번 기회에 인터넷에서도 전화처럼 보편적 서비스제를 도입하기를 바란다. 모든 국민들이 컴퓨터와 인터넷을 보편적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게 되면 농어촌이나 저소득층의 정보격차 해소 문제는 어렵지않게 해결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지역정보센터를 설립, 확충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또 미국처럼 조세 인센티브제를 도입해 기업이 지역정보센터나 학교 등에 컴퓨터나 인터넷 장비를 기부할 경우 큰 폭으로 세금을 공제해주도록 하자.
정부는 또 인터넷이나 컴퓨터 사용의 필요성을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홍보함으로써 국민이 자발적으로 정보격차 해소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것도 긴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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