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업계 IMT2000과 맞물린 괴담에 곤욕-어디까지 사실인가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산업의 기둥이 될 대형 통신장비업계가 꼬리를 물고 계속되는 괴담, 루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통신장비업체 관계자들은 아궁이에 불 지핀 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굴뚝에서 연기가 나자 소문이 IMT2000 경쟁 격화에 따른 음해가 아닌지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특히 각각의 루머들이 해당회사 아킬레스건에 칼을 들이대는 것이어서 긴장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통신업체 괴담에 대한 관련업체의 해명은 모두 『그렇지 않다』는 것이지만 소문의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여러가지 이유들이 산재해 있다는 분석도 있어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는 비동기식 IMT2000 개발능력이 없다 =동기식 IMT2000에 목을 맨 삼성전자의 행보에 딴죽을 거는 소문이다.

삼성전자는 『국산 비동기식 시스템은 빨라야 2003년에나 상용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초기 IMT2000시장을 외국업체들에 내주게 될 것』이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국익차원에서 당연히 동기식 기술표준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강한 주장이 「비동기식 개발에 대한 자신감 결여」로 연결돼 『개발능력이 없다』는 소문을 낳고 있다.

최근에는 윤종용 부회장이 IMT2000과 관련해 『삼성전자는 2001년까지 동기, 비동기 기술을 모두 개발할 수 있지만 국익을 위해서 동기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이 소문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업계에서는 윤 부회장의 발언을 두고 『삼성 스스로가 「2003년 전에는 비동기식 상용화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뒤집은 꼴』이라며 『비동기식을 계속 개발하겠다는 것인지, 포기하겠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풀이했다. 『삼성전자가 동기, 비동기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 아니냐』고 비꼬는 소리까지 들려온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윤 부회장의 2001년 발언은 단순한 말 실수였는데 이를 경쟁사들이 확대해석하는 것』이라며 윤 부회장의 발언도 기본적으로는 동기식 주장이었다고 강조했다.

◇LG전자가 통신시스템사업을 에릭슨에 매각한다 =이는 비동기식 IMT2000으로 정해진 길을 걷고 있는 LG전자의 주춧돌을 흔드는 설이다.

만일 통신시스템분야를 에릭슨에 넘겨주면 LG전자는 『새로운 매판자본』이라는 비난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비동기 IMT2000 초기시장을 외국업체들에 내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LG전자가 에릭슨에 시스템사업을 내주게 되면 국내 통신산업의 와해가 자명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LG전자가 비동기 시스템 개발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 에릭슨과 포괄적 제휴를 맺고 그 수순에 따라 시스템사업을 매각하려는 것』이라고 강변한다.

특히 LG그룹의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 계획」에 따라 전자, 통신계열 중심회사로 선 LG전자가 정보통신부문을 안정지향적인 포트폴리오식 관리에 치중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을 낳으면서 통신시스템사업 매각설이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LG전자측은 『지주회사가 설립되면 지배주주는 출자 관련 포트폴리오 관리에만 주력하고 사업자회사는 책임경영 체제로 바뀐다』며 『에릭슨과의 사업제휴에 따른 핵심기술을 전해받는 일은 있어도 사업 자체를 넘겨주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현대전자가 이동전화단말기 사업을 접는다 =악화일로인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점유율, 대북 통신사업의 등장, 통신부문 경영체계의 변화 등에 따른 소문이다.

현대전자의 이동전화단말기 국내시장 점유율은 6%대에 머무르고 있다. 이미 모토로라에 추월당했고 한화/정보통신으로부터 4위 자리를 위협받을 정도다.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의장의 활발한 대북사업 진행에 따른 대북 통신사업 주체라는 새로운 역할도 부담이다. 신임 통신사업부문장인 송문섭 부사장도 아직 뚜렷하게 경영일선에 나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현대전자 통신사업의 예전 수장이자 대외 지명도가 높은 박항구 부사장도 특수사업단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대북 통신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에서 「단말사업 포기설」이 유포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현대전자측의 응답은 『말도 안된다』는 것. 오히려 현대전자는 하반기부터 새로운 인터넷기능 단말기와 2.5세대 이동전화규격인 IS95C용 단말기를 속속 출시, 이동전화단말기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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