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먼저 DVD 판권에 관심을 갖고 상대적으로 많은 판권을 확보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습니다.』
회사설립 1년 만에 XGT코퍼레이션으로부터 국내 최대 규모인 35만장의 DVD 번들 공급권을 따낸 다음미디어 손학락 사장(38)은 벤처기업인의 성공 요인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사업가적 안목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상적으로 DVD 번들이 1만장 수준인 데 비하면 35만장의 번들공급 계약은 획기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손 사장이 이처럼 영상분야에서 나름대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과 함께 신용과 약속을 가장 우선시 하는 손 사장의 경영이념도 한몫 했다.
손 사장은 유통구조가 복잡할 뿐 아니라 계약을 해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영상시장 풍토에 놀랐다고 한다. 그래서 모든 거래에 계약서를 우선시 했고 한번 맺은 계약에 대해서는 끝까지 신용을 지키려 애를 썼다.
85년 홍농종묘라는 씨앗회사에서 경리 및 자금담당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한 손 사장이 영상업계에 뛰어든 것은 지난 92년. 당시 신한프로덕션이라는 영상업체를 운영하던 고교동창생을 만나 「자금」을 융통해주며 이 회사의 재무담당자로 자리를 옮기면서부터.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회사는 부도가 났고 부도 뒤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손 사장은 영상업체의 생리를 알게 됐다. 이후 손 사장은 94년에는 영화수입사인 씨네힐에서 영화 판권관련 업무를 담당했고 지난해 8월 단돈 2000만원으로 다음미디어를 설립했다.
『B급이지만 흥행성 있는 작품을 골라 비디오CD로 제작, 판매하고 여기서 얻어진 수익금으로 다음 작품의 판권을 구매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DVD의 가능성을 보게 됐고 DVD 판권 구매도 병행했습니다.』
현재 110여편의 DVD 타이틀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손 사장은 이달부터 월 평균 4∼5편의 DVD 타이틀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 곧 홍콩지사를 설립해 DVD와 비디오 CD 등 디지털 오프라인 판권 이외에 온라인 판권도 구매해 인터넷 VOD 등 온라인 사업에도 참여, 올해 8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손 사장은 『2∼3년 전까지만 해도 영상업계에 발을 잘못 들여논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이제는 「고향」처럼 느껴질 정도』라고 DVD 사업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강재윤기자 jy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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