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아닌 세계시장 석권을 목표로 제품개발에 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통합메시징시스템(UMS) 대표기업인 한국엠제이엘(http://www.mjl.co.kr)의 임만직 사장(63)은 국제시대에는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전세계 시장 규모의 2∼3% 수준에 불과한 우리나라 시장에 안주해서는 기업이 대성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세계화에 대한 임 사장의 열정은 남다르다. 영어능력은 글로벌 경쟁시대에 개인이 갖춰야 할 필수요소로 간주하고 7년 전부터 신입사원 채용면접과 모든 회의를 영어로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모든 공문을 영어로 작성하는 것은 물론 사원들간에 주고받는 전자우편까지도 반드시 영어로 작성하도록 사규에 명문화했다. 또 회사가 설립된 1988년부터 토요 휴무제를 도입했는가 하면 「사람이 곧 재산」이라는 판단에서 실적에 따라 수백∼수천%의 상여금을 지분하는 성과급제도와 연봉제도를 일찌감치 도입했다.
『20년간 미국 AT&T 엔지니어링 리서치센터에서 연구개발에 몰두하면서 비교적 편안한 생활을 해왔지만 87년 20년 직장을 뒤로 한 채 귀국, 한국MJL을 설립한 것은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임 사장은 서울대 공과대학을 졸업한 이듬해인 1963년 미국으로 건너가 버클리대학에서 석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박사과정 수료와 동시에 AT&T에 입사한 임 사장은 그후로 20년간 고집적 반도체 설계, 공장자동화, 데이터베이스, 인공지능 등의 과제를 연구했다.
그런 임 사장이 귀국을 결심한 것은 연구소에 있으면서 외국기업을 살찌게 하기보다는 모국에 돌아와 국내 산업발전에 투신하는 것이 곧 나라를 사랑하는 길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당시 우리나라에 돌아와 사업을 하겠다는 말에 주변 친구들이 만류하더군요. 평생직장으로 선망받는 기업인 AT&T를 나가는 것도 이해할 수 없지만 저 같은 사람은 한국에서 사업하기가 힘들다는 이유에서였죠.』
하지만 로비를 하지 않고도 판매할 수 있는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면 얼마든지 정도경영이 가능하다고 믿은 임 사장은 한국행을 결심, 지금의 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자체 개발한 UMS로 한국통신·하나로통신·신세기통신 등이 실시한 굵직한 UMS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고 97년 12월 포브스지에 한국의 실리콘 전도사로 소개되는 등 그의 정도경영 철학은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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