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보안 조직의 세계화 문제는 미국의 헤게모니와 연관되는 민감한 사안입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내 정보보호교육연구센터(센터장 이광형 KAIST 교수)가 주최하고 기술벤처 인큐베이팅 전문회사인 랩인베스트 어소시에이츠(대표 지귀환)가 후원하는 강연회 연사로 초청된 해커의 원조격인 렌 로즈(41)는 해킹보안 조직의 세계화는 미국의 인터넷 분야 지배력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즉답을 피했다.
미 메릴랜드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렌 로즈는 네티즌들에게 해커의 전설로 통하는 케빈 파울선, 케빈 미트닉, 마크 애버니 등이 인정하는 해커의 대부로 80년대 초 국내 기간통신망 구축사업에도 참여한 바 있다.
지난 77년부터는 유닉스 해커로 활동하다 90년대 미 보안국이 추진한 해커소탕작전(The Hacker Crackdown)에 걸려 1년 넘게 징역형을 살기도 했다.
『갑작스런 인터넷 확산으로 해커에 대한 본래의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다』고 밝히는 렌 로즈는 해커와 크래커의 의미가 혼용돼 쓰이고 있는 요즘의 세태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해커 본래의 의미는 컴퓨터가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절, 컴퓨터속에 들어가 시스템의 원리나 속성을 배우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정보 파괴자인 크래커와는 구분해야 한다고 렌 로즈는 강조했다.
『정부가 컴퓨터를 배우고자 하는 해커와 정보 파괴자인 크래커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범죄자 취급하는 것은 커다란 인력낭비입니다. 차제에 미국 정부는 물론 세계 각국 정부의 혁신적인 의식구조 전환이 필요합니다.』
페이지 샛이라는 전세계 유즈넷과 e메일 뉴스 위성배부시스템 개발에도 참여하고 미 국립과학재단(NSF)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기관인 스탠퍼드대 바넷(BARRNet)에서 일하는 등 유닉스 전문가로 활동해온 렌 로즈는 최근 세계 최대의 네트워크 게임회사인 더글로브(theglobe.com)의 시스템 총책임자로 일하며 넷시스(NETSYS.com)라는 유닉스 전문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렌 로즈의 국내 순회강연은 4일 오후 4시15분 포항공대 LG연구동 중강당에 이어 6일 오후 4시 서울대 신공학관 202호에서 계속된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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