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디자인은 지식기반 산업

 정부는 디자인산업을 21세기 대표적인 지식기반산업으로 집중 육성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오는 2004년까지 정부 250억원과 민간 750억원 등 총 1000억원의 디자인 벤처펀드를 조성해 우수 디자인 제품을 개발했거나 벤처기업으로 평가된 디자인업체와 고급 디자이너 양성에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우리는 정부가 올해 처음으로 산업디자인진흥대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디자인산업 발전전략을 제시한 것은 앞으로 다가올 21세기가 디자인시대라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정책방향이라고 평가한다. 이는 21세기에는 상품 및 기업브랜드의 국제화가 더욱 빨라지고 브랜드 가치가 기업경영의 성패를 좌우하는 관건으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디자인산업에 대한 관심과 이해부족으로 외국과는 달리 디자인이 독자산업으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고, 이는 우리만의 고유한 디자인을 기업들이 보유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해외시장에서 국산제품이 외산품과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려면 디자인의 역할이 중요한데도 우리는 특정제품 몇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제품을 수출해 왔다. 현재 우리는 세계적인 브랜드가 거의 없고 일본을 제외한 아·태지역 유명 브랜드 50위권에도 3개 기업만 포함돼 있어 경쟁국인 홍콩이나 싱가포르보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실정이다.

 더욱이 아직까지도 제품의 디자인보다는 생산에 비중을 더 두는 기업인들이 적지 않아 디자인산업에 대한 모두의 인식전환이 시급한 시점이다. 외국의 유명기업들이 제품판매의 성공여부는 디자인이 80% 이상 좌우한다며 기업경쟁력의 핵심요소로 디자인분야를 중요시하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앞으로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국제적인 디자인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디자인 벤처기업을 육성하며 디자인 지적재산권을 보강한다는 등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발전전략도 제시했다.

 우리는 이런 각종 정책이 내실있게 추진돼 디자인산업이 상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아울러 각종 제조업의 질적 성장을 이룩하는 원동력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자면 우선 정부가 입안한 정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장기적인 전략 아래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동안 많은 정책이 발표돼 처음에는 기업이나 국민의 관심을 끌었지만 시일이 지나면 흐지부지하는 경우가 없지 않았다. 정책의 성과는 단기간에 기대할 수 없고 투자와 시간·노력에 비례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는 연간 3만명 이상의 디자인학과 학생이 사회로 진출하고 있지만 고급인력은 부족한 실정이라고 한다. 이는 교육에 문제가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따라서 산업체 실수요에 맞는 인력양성을 위한 교육과 훈련제도 등 디자이너 양성체제를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

 또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만 기대하지 말고 디자인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국내 제조업체들의 매출액 대비 디자인 투자비율은 평균 0.26%에 불과하다고 한다.

 디자인산업이 뉴밀레니엄 시대를 맞아 침체에 빠진 국내 경제를 회복시키는 유망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학계의 지속적이고 내실있는 노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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