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 정통부 장관에 바란다

 지난 21일 남궁석 삼성SDS 사장이 정보통신부 장관에 새로 임명됨에 따라 배순훈 전 장관의 빅딜 발언 파동이 일단락됐다. 전격 경질이라는 충격요법으로 결말이 나긴 했지만 이번 파동은 장관의 역할, 공무원의 자세, 국내 정보통신정책 방향 등 정통부 전체의 위상과 과제를 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우리는 일국의 각료가 사견임을 전제로 소신을 밝힌 것을 두고 즉각 경질이라는 칼을 빼든 청와대의 결정이 옳았는지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다. 이미 모든 상황이 종결된 시점에서 불필요한 논쟁으로 힘을 소모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궁 장관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맞이한 정통부는 이번 사태로 야기된 정부 안팎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면모를 일신해 새출발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기를 기대한다.

 우선 정통부 전직원은 장관이 흔들리면 부처도 흔들린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며 신임 장관이 펼쳐 나갈 정책 철학을 전폭 지지, 지원해 줄 것을 당부한다.

 전임 장관이 언론으로부터 가장 많은 지적을 받은 것 가운데 하나가 조직장악력이었다. 조직을 장악하는 힘은 장관이라는 제도적 장치와 함께 부하 직원들이 마음으로부터 흔쾌히 승복하는 자세에서 비롯된다.

 전임 장관이 민간기업 출신이라는 점에서 관료사회의 속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고 정책 수립 및 집행과정에서 다소 투박한 약점을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이를 보완해 주어야 할 정통부 직원들이 뒷짐만 진 채 먼산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다.

 심지어 일부 언론에서는 전임 장관이 기존 관료들로부터 따돌림을 받고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했다.

 물론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이같은 극단적인 표현이 나오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정통부 직원들은 이런 지적을 언론의 일방적 비난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일단 반성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다행히 청와대가 밝혔듯이 신임 남궁 장관은 업무뿐 아니라 조직장악력 면에서도 탁월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어 과거와 같은 시비는 훨씬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남궁 장관은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나라 정보통신 분야의 권위자이다. 이런 그가 민간기업 사장에서 정통부 장관으로 변신한 만큼 정통부 직원들이 장관을 정점으로 똘똘 뭉쳐 심기일전한다면 21세기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린 정보사회의 주춧돌을 튼튼하게 놓을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금의 정통부는 정책적으로도 전환기에 처해 있다. 무더기로 부실화하고 있는 기간통신사업자들과 외국 거대 통신업체들의 진출이 예상되는 시장개방, 통신과 방송의 융합추세에 따른 역무 재조정 등 숱한 난제가 가로놓여 있다.

 사업자 선정이나 주파수 허가와 같이 신바람나는 일만 계속되던 2∼3년 전에 비해 이제는 이 모든 일의 뒤치다꺼리라는 피하고 싶은 일을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요리해야 한다. 이제는 철저히 시장에 맡길 것인지 아니면 정부가 일정 부분 개입에 나서야 하는지 선택해야 할 시점이다.

 이런 과제를 풀 수 있는 것은 바로 남궁 장관과 그를 보필하는 정통부의 정책진밖에 없다.

 정통부 간부들은 신임 장관이 하루라도 빨리 업무를 파악하고 정책구상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며 일단 정책방향이 정해지면 일사불란하게 이를 관철해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민간인 출신이니 관료주의 속성이니 하는 잡음이 재현되어서는 안된다. 서로가 조심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앞세워야 한다.

 신임 남궁 장관과 정통부 직원들이 한마음이 돼 21세기 국운을 개척하는 역할에 나서 줄 것을 다시 한번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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