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환 한국증권업협회 상무
코스닥(KOSDAQ) 시장은 지난 87년 처음으로 개설됐다. 등록요건을 보면 일반법인 중 대기업은 자기자본 1백억원, 자산총액 5백억원 이상으로 최근 사업연도에 자본잠식이 없어야 하며, 중소기업은 설립된 지 3년 이상의 기업으로 납입자본금이 5억원 이상, 최근 사업연도에 경상이익을 실현해야만 한다. 벤처법인은 별도의 요건 없이 주식 유통물량 확보 차원에서 발행주식의 20% 이상을 공모해야 한다. 공모 조건은 일반법인도 동일하다.
기업들이 코스닥에 등록하는 동기로는 거래소 상장을 위한 예비단계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기업 자금조달, 회사홍보, 세제상 혜택, 인재확보, 대주주 자금회수 등의 순으로 설문결과 드러났다.
현재 등록요건이라든가 절차가 까다로운 것은 없다. 현재 코스닥 등록업체는 모두 3백34개사로 업종별 등록현황을 보면 제조업이 2백40개사로 가장 많고, 금융업 35개, 유통서비스업 24개, 건설업 23개, 기타 서비스 12개 등이다.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1백68개, 벤처법인 1백10개, 대기업 56개 순이다. 자본금 규모별 구성비를 보면 30억∼50억원 미만이 1백13개사이고 10억∼30억원 미만 76개사, 50억∼1백억원 미만 69개사, 1백억∼1천억원 미만 54개사, 10억원 미만 18개사, 1천억원 이상 4개사다. 올들어 8월까지 7천2백59만4천주가 거래됐으며 거래대금은 9천5백93억원에 달한다.
코스닥의 현안은 코스닥 등록 공모 위축, 수요기반 취약, 시장의 정체성 미비 등 크게 3가지를 들 수 있다. 코스닥 등록을 하더라도 투자자들이 공모에 응하지 않는 것은 IMF체제 이후 기업환경 악화에 따른 공모요건 충족법인이 줄어들고 있고, 증권시장의 침체와 유통시장의 환금성 부족으로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간사 회사에 대한 각종 제약으로 공모 주간사 기피 등으로 올들어 지금까지 코스닥 등록 공모실적이 3사에 불과한 실정이다. 코스닥에서 주가의 과도한 하락으로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마저 어렵게 됐다.
수요기반이 취약한 것은 투신사나 연기금 등 기관 및 일반 투자자들의 주식취득 부진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코스닥 시장은 고위험 고수익이라는 중소·벤처기업 특성상 일반 투자자보다는 상대적으로 위험감수 능력이 있는 기관투자가의 참여가 바람직하나 기관투자가의 코스닥 주식취득 관련 각종 규제나 시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와 보수적인 자산운영 행태 등으로 이들의 자발적인 시장참여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나스닥(NASDAQ) 시장은 기관투자가 비중이 50%를 넘어서고 일본 자스닥(JASDAQ) 시장도 기관투자가의 비중이 40%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유동성 부족, 투자정보 제공 미흡 등으로 시장침체시 주가하락률이 커 일반투자자들에게는 코스닥 시장이 「고위험만 존재하는 시장」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또 등록기업에 대한 정보부족 등으로 현대중공업을 제외하고는 외국인의 코스닥 주식취득이 미미한 실정이다.
코스닥 시장은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로서 거래소 시장에 대한 독립적·경쟁적 시장으로 육성한다는 대전제 하에 발전해 왔지만, 제도적·환경적 제약요인이 많아 거래소 시장제도를 따라가기에도 벅찬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자금조달, 경영권 안정 등을 위한 각종 제도가 상장기업 중심으로 운영돼 코스닥 등록법인의 90% 이상이 여건만 된다면 상장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실정이다.
또 코스닥 시장을 대표할 만한 선도주가 없는 것도 투자자들로 하여금 코스닥 시장을 외면하게 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코스닥 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투자자의 저변확대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지명도 높은 법인을 발굴, 등록하도록 유도하고 이와 함께 공공 벤처금융 설립, 창투사의 대형화, 벤처조합 활성화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도 일반공모 증자와 자사주 취득 허용 등 상장법인과의 차별규제를 없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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