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 한림 원탁토론회 강창희 과기부장관 주제발표 내용

지금 우리는 21세기의 문턱에 서서 변화와 격동의 새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중대한 전환기에 놓여 있다. 다가오는 21세기는 탈공업사회, 다시 말해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회로 경제의 핵심은 두뇌에 의한 지식기반사회라고 할 수 있다. 피터 드러커, 대니얼 벨, 앨빈 토플러 등 석학들의 전망을 종합해 보면 21세기는 한마디로 정보력, 기술력 등 지력(知力)이 지배하는 사회, 즉 「과학기술력이 국가경쟁력을 주도하는 사회」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다가오는 21세기에 과학기술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96년부터 「연구개발, 교육에 관한 종합계획」을 추진, 전체 예산 중 과학기술예산 비중을 96년 3%에서 2000년 5%로 끌어올릴 계획이며 2015년까지 초고속정보통신망 건설사업에 나서고 있다. 또 민간연구개발의 안정적 지원을 위해 올들어 빌 클린턴 대통령이 제안한 「21세기연구기금」을 내년 3백11억달러에서 2003년 3백80억달러 규모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도 21세기 과학기술 창조 입국을 위해 「과학기술예산 배증계획」을 마련, 96년에서 2000년까지 총 17조엔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연합도 미, 일에 대응하여 연구자원 결집과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5차 Framework Program(98∼2000)」을 공동 추진하고 있고 영국은 「기술예측계획」을 수립, 2015년까지 필수적인 기술분야를 선정해 추진중이다.

지난 30여년간 괄목할 만한 과학기술 발전을 이룬 우리나라도 16개부처가 과학기술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산, 학, 연 연구개발조직도 98년 5월말 현재 기업연구소 3천2백7개, 정부출연연구소 35개, 대학우수연구집단(SRC/ERC/RRC) 75개 등으로 양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인 측면은 미흡하다. 반도체, 조선 등 일부 분야에서의 생산, 제조 기술은 어느 정도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나 과학적 이론과 기초, 원천 기술에 뿌리를 두는 설계, 소재, 핵심부품 등 핵심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낙후된 상태다. 과학기술의 척도를 나타내는 기초과학 부문은 SCI논문 발표기준으로 세계 17위(9천1백24편)로 대만에 약간 앞서있는 수준이다.

지난달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서 세계 46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98년도 국가경쟁력 조사발표」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과학기술 부문의 국제경쟁력은 세계 28위로 97년 22위에서 더욱 저하돼 대만(7위) 싱가폴(9위) 중국(13위) 말레이시아(24위) 등에도 처져 있다.

과학기술경쟁력이 낮은 이유는 효율성과 연계성 취약 등 연구개발시스템의 취약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기술 정책과 사업에 대한 종합조정기능이 취약해 일부사업 중복과 비효율적으로 연구개발이 추진되고 있고 기술공급자와 수요자간의 연계 취약하며 인력, 장비, 정보관리 등 기술인프라가 부족하고 연구결과에 대한 평가가 미흡했던 결과다. 따라서 체계화된 연구개발 시스템 구축 및 효율성 제고와 과학기술 투자의 지속적 확대만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 이를 통해 IMF 경제위기 극복에 기여하고 21세기 「지식기반사회(Knowledge-based Society)」에 대비할 계획이다.

투자 효율성 제고와 IMF체제 극복을 위한 3대 중점과제로 우선 국가과학기술정책의 종합조정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설치, 과학기술관련 정책의 조정, 과학기술발전전략 수립 및 투자 우선순위 설정 등 올해 기준 연간 2조8천억여원의 정부 연구개발예산을 효율적으로 배분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대한 경영혁신을 추진, 현재 각 부처로 나눠져 있는 출연연을 국과위로 통합해 관리하고 연구원연봉제, 기관장공모제 등 민간경영기법을 도입하는 한편 엄정한 기관평가를 통해 생산성을 높여 나가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IMF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기술개발 지원을 위해 대덕연구단지의 기술, 인력, 시설, 정보 등을 활용, 대덕을 벤처창업의 시범지역으로 육성하고 고급 과학기술인력 고용창출 및 해외유출 방지를 위해 국가연구개발사업에 미취업, 실직고급두뇌 활용하는 한편 고급인력을 선진기술 원천지에 파견, 첨단기술을 습득토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생명과학, 신소재 등 미래 원천기술과 유망산업 창출기술 등 21세기에 대비한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오는 2000년까지 3천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기초연구 진흥과 대학연구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무엇보다도 중장기정책이 실효성 있게 추진되어 국가발전을 선도해 나가기 위해 체계적인 계획수립과 인내심을 갖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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