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특집] "수출상담창구"에선 지금...

우리나라 수출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환율급등으로 국산품의 가격경쟁력이 향상되면서 국산 전자, 정보통신 제품에 대한 바이어들의 구매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주최로 지난달 12일부터 18일까지 1주일 동안 한국종합전시장(KOEX)와 무공 회의실에서 개최된 수출구매 상담회장에 1천여명의 바이어들이 몰려온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이 행사에서 예상치 못한 「빅 오더」가 쏟아져 나와 「메이드 인 코리아의 제2전성시대」개막을 예고했다. 신정전자가 일본 야마타케사와 연간 1백만달러 규모의 수출상담을 벌인 것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이들 빅오더가 대부분 중소, 중견 제조기업들이어서 향후 중소기업이 수출확대의 주역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행사에서 이루어진 상담실적은 7억달러를 넘어서고 수출계약액은 2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 중 약 8천1백만달러가 전자, 정보통신 제품으로 나타나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무공 관계자는 『이번 상담회에 참가한 해외무역관과 바이어들은 한결같이 최근 원화환율이 급등함에 따라 우리나라 제품의 경쟁력이 첨단 정보통신은 물론 섬유, 신발 등 경공업 제품까지 급속히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번 무역상담회에 구매단을 이끌고 왔던 조대형 미 LA 무역관장은 이와 관련, 『그동안 주로 가격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수입을 포기했던 업체들이 이번 상담회를 계기로 많이 돌아오고 있다』며 『이들이 구매하려는 품목 또한 가전제품에서 정보통신, 기계류까지 다양하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무공 해외무역관이 입수한 해외 바이어 수입희망 품목을 보면 대형 바이어들이 우리나라로 몰려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독일 지멘스는 트랜스포머, 인버터, 스위칭소자, 회로차단기, 휴즈 등 17개 전자, 전기부품을 연간 1억8천마르크(1억달러 상당)어치 구매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한국업체를 대상으로 공급처를 물색하고 있다.

벨기에의 SRL사도 한국에서 컴퓨터 부품을 대량 구매할 계획이며 프랑스의 MGI코티어사는 가전제품용 소형 직류모터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체를 찾고 있기도 하다. 터키의 종합가전업체인 알세릭사는 연간 5억5천만달러에 이르는 가전제품용 부품을 우리나라로부터 구매하기 위해 공급처를 찾고 있다. 이 회사는 그간 부품을 이탈리아, 독일, 일본으로부터 구입해오다 올해부터 수입처를 한국으로 다변화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부품뿐 아니라 세트제품을 구매하려는 바이어들도 많다. 미국 세텍스사는 연간 10만대 규모의 주방용 전자, 가스오븐 공급처를 찾고 있으며, 캐나다의 맥물런사는 전자의료기기 공급처를 물색하고 있다.

이종태 시카고 무역관장은 원화 평가절하 후 중고기계에 대한 구입문의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 교외에 있는 라코사의 경우 국산 중고기계의 가격경쟁력이 대폭 향상됐다는 소식을 듣고 최근 국내 P사 등을 통해 약 5백만달러에 달하는 수출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향후 기계류가 대미 수출전선에서 크게 선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상품 및 국가 이미지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광고 및 가격전략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장은 또 『미국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월마트, 시어스 등 유통망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국제전시회에 참가, 신상품에 대한 홍보와 해외시장 정보수집에도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태수 동경 무역관장도 원화 평가절하로 가격 메리트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방문하는 바이어가 20∼30% 정도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일본 굴지의 유통체인인 가이아재팬이 신개발 전자제품에 관심이 많으며 또 아시아테크 경우에도 그동안 대만에서 조달해왔던 타이머 등 냉장고 부품을 전량 한국에서 조달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서기선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