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에는 「메이드 인 코리아」 마크가 선명한 항공기로 세계를 누비겠다는 야심찬 중형 항공기 개발사업이 우여곡절 끝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최근 한국중형항공기사업조합이 유럽의 다국적 항공기 제작업체인 AIR사와 70인승 중형기 공동개발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에 따라 우리도 총 개발비 12억달러가 투입되는 「에어제트 프로젝트」에 동참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해 6월 韓, 中 1백인승 중형항공기 공동개발사업이 결렬된 이후 대안으로 추진되던 네덜란드 포커사 중형기 제작부문 인수작업마저 무산되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표류하던 항공업계가 회생의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그뿐 아니라 삼성항공, 대한항공,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 등 항공4사가 양해각서 체결을 계기로 중형기 개발 등 국책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고 과당경쟁을 자제하기 위해 상반기중에 공기업 형태의 한국항공산업(가칭)을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이제 우리의 항공산업도 본격적인 완제기 개발생산시대에 접어들고 있어 다행이다.
아직 생산품목, 기술이전분야, 기술료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러나 항공우주산업은 반드시 육성해야 하는 필수산업이기 때문에 난관은 반드시 극복될 것으로 믿는다.
항공우주산업은 전자, 소재, 기계 등 연관산업이 많고 부가가치가 높아 단기간에 다른 산업의 경쟁력을 한차원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산업발전 단계상 반드시 도전해야 할 첨단 종합산업이다. 실례로 자동차의 경우 가공정밀도가 1백분의 1인 데 비해 항공기는 1천분의 1 이상의 고정밀도를 요구하고 있고 부품수도 자동차가 3만여개인 데 비해 항공기는 1백만개에 달할 정도로 많아 다른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게 크다. 더욱이 기술집약적이면서도 숙련노동을 필요로 하는 조립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손재주가 뛰어난 우리에게 아주 적합한 것이 바로 항공우주산업이다.
정부가 오는 2005년까지 생산규모 1백억달러인 세계 10대 항공기 생산국으로 진입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운 것도 항공우주산업이 최첨단 산업의 결정체이며 국가 산업경쟁력의 총화가 된다는 판단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는 4종류의 완제기를 면허생산할 뿐 항공기를 개발, 생산, 판매해 본 경험이 없다. 따라서 중형항공기 개발사업은 단순 하청면허 생산에서 벗어나 항공기산업 국가로 진입할 수 있느냐를 가름하는 척도가 되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70인승 중형항공기 공동개발에 합의하고 그동안 물량확보를 위해 경쟁해 온 항공업계가 단일 법인을 설립키로 한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현상으로 밝은 미래를 예측할 만하다.
오는 99년이면 F-16전투기 개조사업인 한국형전투기사업(KFP)과 UH-60 중형 헬기사업이 종료되며 이후 후속 국책사업으로 추진해 온 KTX-2(고등훈련기)와 다목적 헬기사업은 아직 그 추진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미 많은 자금과 인력이 투자된 상황에서 일감이 확보되지 못하면 산업기반 자체가 와해되기 때문이다. 국방력과 직결되는 국내 항공산업의 미래가 중형 항공기 개발에 달려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특히 국방력이 국가의 사활과 직결되며 타산업에의 기술파급 효과가 큰 항공산업은 국가의 장래와 직결되는 전략산업인만큼 각별한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이를 위해 △단일화된 지원체제 구축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물량 창출 △국내 인프라 구축 △중장기적인 기금조성 등 직, 간접의 항공우주산업 지원, 육성책을 확립, 추진해야 한다.
장기적인 목표아래 일관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 항공우주산업이라는 점을 인식, 차질이 없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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