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체를 중심으로 환경오염이나 자원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친환경기술 확보에 나서는 등 환경중시 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환경중시 경영은 국내외적인 환경규제 강화 추세와 함께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가전3사는 최근 각종 제품을 사용한 후 손쉽게 폐기할 수 있도록 하는 「분해쉬운 설계(DFD;Design for Disassembly)」 기술과 제품 원료의 조달에서부터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에 걸쳐 환경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는 「전과정 환경영향평가(LCA;Life Cycle Assessment)」 기법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고, 특히 제품공급을 위한 물류센터 못지않게 이 친환경기술 확보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보도다. 가전3사는 현재 이들 친환경기술을 일부 제품에 국한해 적용, △재질 선정 △부품의 수 △제조공정 △에너지 소비효율 등에서 개선사항을 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의 최적 환경설계가 가능할 정도로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전 가전제품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는 고무적인 소식이다.
가전사가 이처럼 친환경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최근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환경규제 수위가 날로 높아지고 있고 국내에서도 내년부터 가전제품에 대한 환경표시인증제 적용, 폐기물처리 의무화 등 환경관련 제도가 대폭 강화되고 있는 추세에 미리 적응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매년 엄청난 폐기물을 만들어내는 공산품의 환경오염에 대한 비난에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대응하지 않고는 친환경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살릴 수 없다고 판단한 것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우리가 가전업체의 환경중시 경영에 각별한 관심을 갖는 것은 지금까지 관례로 봐서 가전3사의 경영방식이 전자업계의 경영풍토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종전 폐기물 수거에 중점을 둔 환경경영과 달리 이번에는 제품 개발단계에서부터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에 걸쳐 환경영향성을 분석하고 개선하는 것이어서 이것이 전자업계에 확산될 경우 기존 원료조달과 생산공정에 새로운 변화를 몰고올 생산혁명으로까지 비쳐지고 있다.
가전3사가 앞다퉈 도입하는 환경경영기법 중 LCA는 제품개발 및 생산 과정에서 나타나는 낭비요소를 최소화하여 원가절감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제환경 표준규격인 「ISO 14000」의 핵심으로 꼽히고 있고 선진국에서 환경마크를 부여할 때 고려기준이 되고 있는 기법이다. 때문에 선진 기업들치고 이를 도입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이며 앞으로 산업경쟁력 향상에 중요한 요소로 부각될 전망이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으로 환경기준과 환경정책을 강화해야 할 입장인만큼 현재 가전3사를 중심으로 친환경기술 도입 바람은 장려되고 중소 전자업계로 확산시켜야 할 사안이다.
친환경기술 도입의 성공는 그 기본이 되는 각 제품별 원자재에 대한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 LCA를 도입한 가전업체 관계자들도 국내에서 제품별 원자재에 대한 세밀한 데이터가 없어 초기 데이터 수집에만 많은 시일이 걸리는 등 친환경 기술적용에 어려움이 많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정부는 친환경기술을 도입한 가전업체에 기술적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제품별 원자재에 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보급이 시급하다. 뿐만아니라 산업계에 환경경영이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우리 실정에 맞는 친환경기술 방법론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친환경 기술을 도입한 가전업체들도 자기들이 익힌 기술적용 방법론과 이미 구축한 기초 원자재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동종 및 중소업체가 공유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전자업계가 선진국의 환경규제에 대응할 수 있고 산업경쟁력 또한 높아 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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