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자복합 테마파크 건설에 부쳐

우리나라에도 몇 년 안에 거대한 「전자복합 테마파크」가 등장할 모양이다.

서원유통이 오는 98년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남부터미널 일원에 총 1만8천여평 규모로 멀티미디어와 미래를 주제로 한 전자전문 테마파크를 건설한다는 보도다.

특히 이번 전자복합 테마파크 건설계획은 지난해 정보통신부가 컴퓨터게임산업 발전계획을 발표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일본의 여러 도시에서 볼 수 있는가상현실(VR) 등 각종 첨단기술을 사용해 주제별로 다양한 전자게임 시설을모아 놓은 「하이테크 테마파크」를 조성키로 하고 관련부처와 건축법 개정등을 협의하고 있는 중에 나온 것이어서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전자전문 테마파크 하면 「대형 전자오락실」 정도로 생각해 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서초동 전자복합 테마파크는 1만8천여평에 첨단 전자기술과 놀이문화를 주제로 한 각종 첨단제품을 모두 갖출 계획으로있어 규모나 시설면에서 프랑스의 퓌튀로스코프나 일본의 조이플러스 등 외국의 유명 하이테크 테마파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서초 전자복합 테마파크 조성의 기대효과는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그 하나는 올해말 완공될 신원종합개발의 국제전자센터와연계해 서초동 남부터미널 일원을 새로운 전자상권의 중심지로 개발한다는것이다.

다른 하나는 새로운 놀이문화를 개발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 두가지 효과는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서초동을 비롯 강남지역 소비자들의 대부분이 백화점에서 전자제품을 구매해 왔다. 이 지역의 생활수준이 다른 지역에비해 상당히 높은 점도 있지만 지리적으로 용산 등 전자상가를 이용하는 데불편이 많이 따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자업체들은 강남지역에 대형매장 개설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있으며 이 지역 백화점들에 대한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전자제품 수입업체들이 이곳을 중심으로 직영매장을 속속 개설하고 있는 것도 소비자들의 전자상가 이용의 불편함과 무관하지 않다.

전자업체들이 신제품의 성공여부를 강남지역 백화점에서의 판매동향으로파악하고 있다는 전자업계 관계자의 설명도 무심히 지나칠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서초동에 건설될 전자전문 테마파크는 국제전자센터와 더불어 강남지역 전자전문 상가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전자제품 구매고객과 첨단 전자놀이를 즐기려는 사람들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서초동 전자전문 테마파크가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일본의 조이플러스, 미국의 유니버설,프랑스의 퓌튀로스코프 등 외국 유명 하이테크 테마파크처럼 단순한 오락실개념에서 탈피할 수 있는 특색있는 사업 아이디어 개발이 전제되지 않으면안된다.

서원유통은 거액을 투자해 멀티미디어·정보통신기기·방송기기 등 각종첨단기기를 설치할 구상이지만 이것이 관람객 흡수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미지수이다. 특히 첨단기기의 라이프사이클이 급격히 짧아지고 있는만큼 테마파크에 설치될 첨단제품의 미래기술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필요하다. 아울러 전자제품 구매자는 물론 일반인들의 관람을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돼야 할 것이다.

서원유통이 테마파크 빌딩의 절반 정도를 원룸 아파트로 분양키로 했다는점도 마음에 걸린다. 테마파크에는 주차장·음식점·휴게실 등 편의시설이갖춰져야 하겠지만 신개념을 이용해 아파트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때문이다.

국내 처음으로 설립될 전자전문 테마파크가 완벽한 기획과 설계로 국제적인 첨단놀이 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완벽한 기획과 설계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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