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스페이스" 확산 추세

컴퓨터와 통신기술의 접목으로 등장한 PC통신과 인터네트의 일반화로 인해새롭게 창출되는 제4의 공간(가정.사회.국가도 아닌)인 "사이버 스페이스(Cy ber-Space)"가 급속히 자리잡아가고 있다.

사이버 스페이스란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서로 원격지에 떨어져 있으면서도 각종 정보의 교환은 물론 대화까지 나눌수 있는 논리적 가상공간을 의미한다. 이러한 가상공간을 형성하고 있는 곳은 PC통신을 통해 전자우편을 주고받고메시지를 교환하는 곳이면 어디나 이 범주에 속한다. 즉 PC통신과 인터네트 를 이용하는 기업.학교.국가기관 등 공공기관은 물론 동호인 모임에 이르기까지 사회전반에 걸쳐 다양하고도 광범위한 사이버 스페이스가 존재한다.

사이버 스페이스에는 국경이라는 개념이 없다. 전세계적으로 4천만명이 가입 돼 있는 인터네트는 국경을 허무는 국제 사이버 스페이스의 극치다.

인터네트에 연결된 서버컴퓨터는 4백만대를 넘어섰으며 약 5만개의 네트워크 가 연결돼 있다. 인터네트가 빚어내는 사이버 스페이스가 제공하는 무한한 가능성과 정보의 보고속에서 오늘도 노다지를 꿈꾸는 개인과 기업、 국가들 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쉴새없이 상호교류하고 있다.

이들의 교류영역도 무한하다.

사이버스페이스를 통해 연구도 하고、 거래도 하고、 취미활동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 심지어 삶의 동반자를 만나서 결혼도 한다. 옛날(이전)의 가치관으로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들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국내의 사이버 스페이스 활용실태를 보면 외무부.재정경제원.정보통신부 등 중앙부처는 물론 충북도청.강원도청 등 지방행정기관에서도 각종 공지사항 전달과 결재를 컴퓨터로 처리하고 있으며 이같은 업무처리 방식은 많은 기업 들 사이에서 이미 일반화된 추세다.

91년부터 전자결재시스템을 도입한 LG-EDS시스템의 경우 이들 기능 외에도근태결재 휴가등을 자신의 고유 ID로 들어가 처리하고 있으며 교육사항、 해외경험、 평가、 대출현황 등 각종 개인정보를 간단하게 입력하고 조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2천3백여명의 직원이 전국 60여개 지역에 산재해 근무하고 있고 재택근무까지 시행하고 있어 이들 사이의 사이버 스페이스는 이제 실제공간만큼이나 중요성을 갖게 됐다.

교육계에서는 은석국민학교가 전교생이 참여하는 동호회를 만들어 하교이외 의 공간에서 서로 교류하는가 하면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삼보컴퓨터측이 올 초부터 화상강의 시스템을 통해 원격지에서 MBA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PC통신이 대구 가스폭발사건과 같은 각종 사회문제에 대한 토론의 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정책당국에는 여론동향 파악의 중요한 매개체가 되고 있다.

PC통신 전체 이용자의 90%이상이 40대 미만이고 대졸이상의 고학력층이 사용자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향후 강력한 "정치압력단체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PC통신은 또한 그동안 금기시 해왔던 성적 소재를 양성적으로 등장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다. 껄끄러운 성교육을 비롯한 성인을 위한 뜨거운(?)방도 마련 젊잖은 식자층이 체면을 살려가면서 그들만의 공간을 즐길 수가 있다.

"미래사회는 사이버 스페이스가 지배하는 세계가 될것이다"는 미래학자들의 말을 인정하기도 전에 우리는 그속에 살아가고 있다. 사이버 머니、 사이버섹스 사이버 크라임 등등 새로운 개념들이 쉴새없이 "가상"이 아닌 "현실" 로 등장하면서 산업사회를 기반으로 형성된 현재의 문화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사이버 문화"가 싹트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해커나 사이버 펑크족과 같은 부정적인 현상들이 새롭게 등장하기도 하지만. <구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