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 이후 저소득층 단말기 구입 부담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원금과 고가요금제를 묶는 판매구조가 유지되면서 통신서비스 요금은 오히려 소폭 늘어났다.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소득 하위 1분위 가구당 평균통신비는 5만3736원으로 집계됐다. 단통법 폐지 직전인 지난해 2분기 5만8385원보다 8.0% 감소한 수치다.
통신비는 휴대전화 등 통신장비 구입비와 통신서비스 이용료를 합산해 산출했다.
저소득층 통신비 감소는 단말기 구입비 급감이 주도했다. 1분위의 가구당 통신장비 구입 지출은 5994원으로 지난해 2분기 1만676원보다 43.9% 줄었다.
전체 가구의 통신장비 구입 지출 총액은 지난해 2분기 4939억원에서 올해 2분기 4891억원으로 48억원가량 줄었다. 이 가운데 1분위 감소분이 205억원으로 전체 감소세를 이끌었다.
단통법 폐지로 유통망 간 지원금 경쟁이 가능해지면서 저가·중저가 단말을 중심으로 할인 혜택이 확대된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통신서비스 이용 지출은 모든 소득분위에서 증가했다. 1분위 가구당 평균 지출은 지난해 4만7709원에서 올해 4만7742원으로 0.1% 늘었다. 2분위는 1.0%, 3분위 1.6%, 4분위 4.4%, 5분위 1.2% 각각 증가했다. 다만 물가상승률을 웃돈 분위는 4분위가 유일했다.
요금 지출 증가 배경으로는 단말기 지원금과 고가 요금제의 연계 구조가 꼽힌다. 대규모 지원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고가 요금제를 판매하면서 단말 할인 혜택을 받는 대신 매월 부담하는 요금 수준은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OTT·고화질 콘텐츠 이용에 따른 모바일 데이터 소비 확대와 구독형 결합상품 증가도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황정아 의원은 “지원금이 고가 요금제에 쏠리는 등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소비자가 실질적인 통신요금 인하를 체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AI 시대의 데이터 수요 급증에 맞춰 통신 요금 체계 개편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