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 1년' 휴대폰 번호이동 2.5% 증가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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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휴대폰 판매점에 단통법 폐지 관련 마케팅 홍보물이 부착된 모습

지난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 이후 1년간 번호이동 규모가 2.5%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마저도 통신사 침해사고에 따른 일회성 이동이 대부분을 차지해 지원금 경쟁 촉진으로 가계통신비를 낮추겠다는 입법 취지가 무색해졌다. 실질적 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서는 단말기 자급제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발표한 이동전화 번호이동 현황에 따르면 단통법 폐지가 본격 시행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12개월간 번호이동 누적건수는 761만396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단통법 폐지 전 같은 기간 743만290명과 비교해 2.47%(18만3679명) 늘어난 수준이다.

번호이동은 시장 경쟁강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해 7월 22일부터 단통법 폐지가 본격 시행되면서 통신사간 보조금 경쟁을 촉발할 변곡점으로 기대됐지만 실제로는 미풍에 그쳤다. 위약금 면제 기간을 제외하고는 월평균 60만명 수준에 머물면서 단통법 이전 수준(약 90만건)을 회복하진 못했다.

오히려 알뜰폰 활성화 저해라는 역효과만 발생했다. 알뜰폰의 올 상반기 번호이동 순증은 2만24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21만2147명 대비 90.6% 감소한 수치다. 휴대폰 유통업계도 고가요금제 중심 장려금과 직영점 중심의 차별적 장려금 지급으로 소비자 혜택이 줄고 중소 판매점 경영난이 심화됐다는 입장을 내놨다.

안정상 중앙대학교 겸임교수(전 민주당 수석전문위원)는 “단통법을 폐지하면 기업이 마케팅비를 대폭 늘려 번호이동 전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정부·국회 판단은 이통사 비즈니스 모델 변화에 대한 현실 진단이 결여된 것”이라며 “고가 단말기와 고액 요금제 중심의 기존 구조를 유지한 채 이용자 차별과 시장 왜곡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고액 지원금을 앞세워 고가 단말과 고가 요금제를 결합 판매하는 구조가 유지되는 한 통신비 인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방식이 '절충형(부분적) 완전자급제'다. 제조사는 단말기 제조·공급만 맡고 통신사는 이동통신서비스만 맡아, 통신 요금과 단말기를 묶어 팔 수 없도록 분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신 판매점에서 단말기 판매와 서비스 가입 업무를 병행할 수 있도록 허용해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한다.

안 교수는 “절충형 완전자급제가 도입되면 제조사는 단말기 공급 경쟁, 이통사는 요금·서비스 경쟁에 나서면서 소비자 혜택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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