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PC생산성저하 어디에 문제있나

미국 컴팩 컴퓨터사는 종업원 한명이 한햇동안 5억7천만원의 매출을 올리는반면 삼성전자는 2억1천만원의 매출을 올린다고 한다. 국내 최대 컴퓨터업체 인 삼성전자의 생산성이 컴팩의 38%수준이다.

다시말하면 삼성전자 종업원 3명이 일해서 벌어들이는 것이 컴팩 종업원 1명이 벌어들이는 것과 거의 같다. 삼보컴퓨터와 금성사는 삼성전자보다도 다소 못하나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현대전자는 종업원 1인당 매출이 1억5천만 원으로 크게 뒤지며 대우통신은 1억1천만원으로 생산성이 컴팩의 5분의 1밖 에 안된다.

삼성전자를비롯한 금성사 대우통신 현대전자등은 굴지의 그룹계열사로서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들은 대학을 졸업, 모여드는 인재들을 선별해서 뽑고 있다. 또 연구소에는 석.박사 등 고급두뇌들이 수두룩하다.

생산직사원들도 근면하고 잘 교육받았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이러한 업체들의 종업원 1인당 매출액이 선진업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낮다는 것은 무언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됐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미국 보다 일을 적게 하기 때문일까. 미국은 대부분 업체들이 주당 5일 을 근무 한다. 우리는 주 6일을 근무하고 휴가 일수도 미국에 비해서는 적다. 따라서 근무시간은 우리가 미국보다 훨씬 많은 셈이다.

근무시간이적은 것이 그 이유가 아니라면 종업원들이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지 않고 놀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업체들의 사무실에 밤늦게까지 불이 켜져있는 것을 보면 사무직은 노는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생산직은 쉼없이 돌아가는 컨베이어 때문에 놀 수도 없다.

따라서컴퓨터업체들의 생산성이 낮은 것은 종업원들의자질이부족하거나열심 히일하지않기때문은아닌것같다. 국내 컴퓨터 업체들의 생산성이 외국 선진업체보다 낮은 것은 결국 종업원을 효율적으로 배치 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비효율적인 인력배치는 잘만하면 인력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결과적으로 인건비 지출이 늘어생산원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될 수밖에 없다. 국내업체들이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했더라면 컴퓨터 제품의 경쟁력은 크게 향상되었을 것이다.

현재수출부진의 원인은 국산브랜드의 이미지가 낮기 때문이라고 한다. 국산 컴퓨터는 미국에의 수출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며 그 밖의 지역에서 다소 팔리고 있는 정도다.

삼보컴퓨터와 금성사는 PC 수출실적이 미미하며 현대 전자는 수출을 중단한 상태이고 삼성전자와 대우통신이 수출 실적을 올리고 있으나 이 업체들도 미국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이같은이유로 외국업체들보다 기술력이 뒤지고 핵심부품도 외국에 의존하며 로열티 부담이 높다는 것을 꼽는다. 미국으로부터 컴퓨터 산업을 도입, 뒤늦게 출발했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긴 하다.

그러나언제까지 이러한 구실을 내세워 수출부진을 정당화 할 수는 없다. 국내업체들도 컴퓨터 산업에 발을 들여놓은지 대부분 10년이 넘었다. 우리처럼뒤늦게 컴퓨터산업에 뛰어들었으며 중소업체들이 대부분인 대만의 컴퓨터 산업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갖춰 우리를 훨씬 앞지르고 있다.

따라서우리가 수출을 제대로 못하는 가장 큰 요인은 해외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싼 가격의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세계컴퓨터 업체들은 오늘날 치열한 경쟁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기 살을 도려내는 아픔 조차도 감수하고 있다. IBM이 대량으로 감원했으며 컴팩은 생산원가를 절감,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협력업체인 부품업체를 자사의 생산공장옆으로 이전, 창고운영에 따른 물류비용을 줄이고 사무실 운영비를 줄이기 위해 직원들이 출근 하지않고 가정에서 근무토록 하는등 온갖 방법을 동원한 것은 유명한 일이다.

생산성이높아진 컴팩은 엄청난 이익을 올리고 있는데도 국내 컴퓨터 업체들 은 대부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5대 컴퓨터업체중의 하나는 수년간 누적적 자가 2천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룹 계열사가 아니었더라면 부도로 벌써 쓰러졌을 것이다.

그러면서도국내업체들은 이렇다 할 대책 하나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때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이제라도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체질 개선 방안을 마련, 조속히 실행에 옮겨야 한다. 누적적자가 더 쌓여 그룹에서 조차도 어쩔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야만 정신을 차릴 것인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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