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기원, 독도 해역서 신종 와편모조류 발견…국내 첫 공식 분류·기록

독도 표본 토대로 '갬비어디스커스 독도엔시스' 명명
연구선 활용해 시료 확보…분포·성장·독성 후속 조사

Photo Image
융기원이 독도 해역에서 해조류 표면에 붙어 사는 신종 와편모조류를 발견해 연구한 모습. 융기원 제공.

경기도·서울대학교 공동출연법인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 독도 해역에서 해조류 표면에 붙어 사는 신종 와편모조류를 발견해 '갬비어디스커스 독도엔시스'(Gambierdiscus dokdoensis)로 명명했다. 국내 해역에서 갬비어디스커스 속 생물을 정식으로 분류·기록한 첫 사례다.

22일 융기원에 따르면 연구팀은 2024년 9월 독도 혹돔굴 인근 수심 약 20m 해역에서 해조류에 붙어 있던 와편모조류를 채집했다. 와편모조류는 두 개의 편모로 움직이는 단세포 생물로, 이번에 발견된 종은 바다 밑 해조류 표면에 붙어 생활하는 저서부착성 종이다.

연구팀은 채집한 시료에서 단일세포를 분리·배양한 뒤 세포 형태와 유전자 정보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기존에 보고된 종들과 형태와 유전계통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미기재종으로 확인됐다.

같은 계통의 생물은 10여년 전 일본 연안에서 유전자 정보를 토대로 'Gambierdiscus sp. type 3'로 보고됐지만 정식 학명은 부여되지 않았다. 융기원 연구팀은 독도에서 확보한 배양주의 세포 형태와 유전계통을 종합적으로 비교해 독립된 신종으로 분류했다.

신종명 '독도엔시스'는 종을 정식 기술하는 데 사용한 표본과 배양주를 독도 해역에서 처음 확보한 점을 반영했다. 갬비어디스커스 속은 일부 종이 시가톡신 등 독성물질 생성과 연관돼 국제적으로 감시되는 아열대성 유해 와편모조류 그룹이다. 독도엔시스의 독성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현장조사는 해양수산부 '해양연구시설장비 공동활용 지원사업'을 통해 연구선 독도누리호를 활용해 진행했다. 연구팀은 기상과 해황 변화가 크고 접근이 제한적인 독도 해역에서 스쿠버다이빙으로 시료를 확보한 뒤 배양주 확립과 신종 분류까지 연구를 이어갔다.

융기원은 앞으로 독도엔시스의 분포 범위와 성장 특성, 독성 가능성을 추가로 조사한다. 기후변화와 해수온 상승에 따른 국내 연안 유해 미세조류의 출현과 확산도 지속해서 관찰할 계획이다.

박재연 융기원 환경자원융합센터장은 “울릉도·독도 해역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빠르게 받는 곳”이라며 “아열대성 미세조류의 분포 변화와 해양생물 다양성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연구 현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성과는 접근이 어려운 독도 해역에 대한 지속적인 현장조사와 연구선 공동활용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앨지(Algae)' 9월호에 게재됐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 놓치면 아쉬운 정보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