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쥬마의 일본 시장 점유율이 78%를 넘었습니다. '외산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에 진출한 한국 단일 제품 가운데서도 두드러지는 성과입니다. 탄탄한 현지 유통망과 의료진 신뢰를 바탕으로 일본 도입 품목을 현재 6개에서 내년 12개로 늘리고 2~3년 안에 16개로 확대하겠습니다.”
김호웅 셀트리온 JAL(일본·아시아·중남미)본부장 부사장은 15일 세계알레르기학회(WAC 2026)가 개막한 일본 도쿄 현지에서 국내 언론과 만나 “주요 의약품 도매상(오로시)들과의 협력부터 현지 생산과 학술 활동까지 일본 시장이 요구하는 조건을 하나씩 충족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그동안 구축한 현지 인프라를 활용해 옴리클로를 비롯한 신규 바이오시밀러의 도입 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제시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7월 허쥬마는 일본 트라스투주맙 시장에서 점유율 78%를 기록했다. 베그젤마(성분명 베바시주맙)도 64%로 높은 점유율을 유지했다.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가 48%로 오리지널을 제치고 시장 1위에 오르면서 셀트리온의 일본 내 성분별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은 2종에서 3종으로 늘었다.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 3위 규모인 일본에서 고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김 부사장은 이 같은 성과의 핵심 기반으로 탄탄한 유통망을 꼽았다. 일본 의약품 도매상은 배송뿐 아니라 병원 재고 관리와 품질 문제에 따른 교환 업무까지 맡는다. 의료기관 운영에 깊숙이 관여하는 만큼 이들과 신뢰 관계를 구축하지 않으면 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셀트리온은 일본 4대 오로시와 협력망을 구축하고 이들의 영업인력을 통해 병·의원과 약국에 제품 정보를 전달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현장 접점이 많은 오로시 인력이 임상 데이터와 제품 특성을 정확하게 전달하도록 교육하며 영업 범위를 넓혔다.
의료진을 설득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지역 대학병원과 학계의 판단을 중시하는 일본 특성에 맞춰 해외 석학을 초청해 일본 각지를 돌며 임상 데이터를 설명했다. 환자와 직접 소통하는 약사·간호사에게는 설명 자료와 도구를 제공해 업무 부담을 줄였다.
현지 생산 전략도 주효했다. 셀트리온은 일본 사업 초기부터 현지 기준에 맞춰 포장과 라벨링을 현지에서 했다. 신규 출시 제품부터는 바이알·프리필드시린지·오토인젝터 등에 약물을 충전하는 완제의약품 생산 공정으로 현지화 범위를 넓혔다.
김 부사장은 “현지에서 생산의 마지막 단계를 수행하면 공급 물량과 일정을 예측하기 쉬워져 의료기관의 신뢰를 높이고 원가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며 “일본의 까다로운 품질·검사 기준에 맞춰 생산하는 것도 신뢰를 얻은 주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현지 생산과 도매상과의 협력을 토대로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일본 정부의 바이오시밀러 사용 촉진 정책도 사업 확대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2029 회계연도 말인 2030년 3월까지 바이오시밀러 점유율이 80% 이상인 성분의 비중을 전체 대상 성분의 60%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선택한 환자에게 추가 부담을 부과하는 '산정요양' 제도의 바이오의약품 확대 논의도 주목하고 있다. 제도가 도입되면 환자가 바이오시밀러와의 약값 차이를 체감하면서 전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봤다.
셀트리온은 이러한 정책 변화와 기존 제품으로 확보한 사업 기반을 후속 제품의 성장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연내 일본 출시를 앞둔 옴리클로의 경우 기존 자가면역질환·항암제 중심의 사업을 알레르기 치료 영역으로 넓히는 계기로 삼는다.
김 부사장은 “향후 2~3년 안에 일본 오말리주맙 시장에 경쟁 바이오시밀러들이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존 확보한 우수한 원가 경쟁력, 효율적인 유통과 현지화 구조를 토대로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면서 시장 크기를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초기 진입이 어렵지만 신뢰와 현지화 구조로 경쟁력을 갖추면 오히려 사업을 안정적·장기적으로 유지해나갈 수 있는 게 특징”이라며 “지금까지 거둔 성과를 앞으로 선보일 제품으로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교토(일본)=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