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부경대, 실리콘 음극 계면 안정성과 급속충전 성능 높이는 기술 개발

포스텍(POSTECH)은 김원배 화학공학과·배터리공학과 교수, 화학공학과 강송규 박사 연구팀이 이상호 국립부경대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과 함께 피리딘 질소가 풍부한 탄소 계면층을 실리콘 표면에 형성함으로써 실리콘 음극의 계면 안정성과 급속충전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실리콘은 같은 무게로 훨씬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어 차세대 배터리 음극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충·방전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입자가 잘게 부서지고 전극 안의 전기가 흐르는 길이 끊어질 뿐만 아니라 노출된 실리콘과 전해질 간 불안정한 계면(SEI)이 형성되어 배터리 수명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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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딘 계면층이 도입된 실리콘 음극의 계면 안정화 모식도

무엇보다 실리콘 표면은 원자가 배열된 모양에 따라 여러 개의 '면'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중 원자가 유독 촘촘하게 박힌 면은 리튬이 잘 파고들지 못한다. 충전 속도가 빨라질수록 이 '느림보 구역'은 반응을 따라가지 못해 결국 놀고 있는 셈이 되고, 그만큼 배터리가 담을 수 있는 용량과 충전 속도도 제자리걸음을 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실리콘 표면에 얇은 '안내판'을 깔아주는 방식으로 풀었다. 핵심 재료는 '피리딘'이라는 물질에 들어 있는 질소다. 연구팀은 실리콘과 탄소나노섬유 사이에 이 피리딘 질소가 풍부한 얇은 탄소 층을 만들어 넣었는데, 이 질소가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해냈다.

이 계면층을 적용한 실리콘 음극은 초고속 충전 조건에서 기존 상용 음극보다 약 5배 높은 용량을 냈고, 300번 충·방전을 반복한 뒤에도 처음 성능의 86.5%를 유지했다. NCM811 양극과 결합한 풀셀에서도 160회 사용 후 약 90%의 성능을 지켜냈다.

김원배 교수는 “실리콘 표면을 물리적으로 보호하는 것을 넘어, 계면의 전자 구조를 제어해 전해질 반응과 리튬 이동을 동시에 향상할 수 있는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사업, 산업통상부 배터리 특성화대학원 사업 및 산업통상부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에너지 저장 분야 국제 학술지인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즈(Energy Storage Materials)'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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