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2027년 세종행에 행정·자족 기능 약화 우려
미래 활용 연구용역 공개·정부와 공식 협의체 구성 요구

경기 과천시가 정부의 법무부 세종 이전 방침에 반발하며 계획 재검토를 요구했다.
신계용 시장은 10일 시청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 이전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고, 이전이 불가피할 경우 대체기관을 먼저 확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지난 3일 수도권에 남아 있는 중앙행정기관을 2027년 상반기부터 세종으로 순차 이전하고,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법무부도 옮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행법상 이전 제외 대상인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를 우선 옮기고, 청사 신축을 기다리지 않은 채 민간건물 임차 등을 활용해 내년부터 이전에 착수할 계획이다.
과천시는 정부 계획이 지역과 충분한 협의 없이 발표됐다고 비판했다. 행정안전부가 정부과천청사와 유휴지의 미래 활용 방안, 중장기 개선 방향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면서도 과천시를 논의 과정에서 제외했다는 것이다.
특히 청사의 미래 활용 방안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법무부 이전계획부터 내놓은 것은 과천의 행정·자족 기능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가 빠져나간 뒤 청사에 어떤 기관을 배치할지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시는 정부에 △법무부 이전계획 원점 재검토 △정부과천청사 미래 활용 연구용역 공개와 공식 협의체 구성 △이전 추진 시 '선 대체기관 확정, 후 이전' 원칙 적용 △과천에서 추진되는 국가정책의 도시 차원 종합 검토 등 네 가지를 요구했다.
과천은 1980년대 정부청사 조성 이후 행정도시로 성장했지만, 2012년부터 기획재정부 등 주요 부처가 세종으로 이전하면서 청사 공동화와 지역경제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정부는 2010년부터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경기도·과천시와 협의를 진행한 뒤 2011년 7월 정부과천청사 활용 방안을 발표했다. 청사를 계속 정부청사로 활용하고 법무부를 존치하는 한편, 방위사업청을 비롯한 14개 국가기관을 입주시켜 행정도시의 정체성을 유지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방위사업청은 대전 이전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 계획에 따라 과천에서 근무해 온 방위사업청 직원 1600여명은 신청사가 완공되는 2028년까지 대전으로 자리를 옮긴다. 법무부까지 이전하면 2011년 정부가 제시한 청사 공동화 방지 구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게 과천시 판단이다.
과천시는 경마공원과 국군방첩사령부 부지 등이 정부의 대규모 주택 공급 대상지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국가기관 이전까지 겹치면 도시의 행정·자족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개별 부처의 필요에 따라 국가정책을 추진하기보다 과천의 도시 구조와 장기 발전 방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천시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에 면담을 요청해 과천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과천시의회와 시민사회 등 지역사회와도 공동 대응할 방침이다.
신계용 시장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방향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과천의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과천시와 시민이 배제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전을 추진한다면 과천의 행정·자족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중앙행정기관이나 이에 상응하는 국가 핵심기능 기관을 먼저 확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천=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