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지하철 결제 인프라가 태그리스와 EMV 개방형 결제를 지원하는 체계로 고도화한다. 현재 사용 중인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교통카드 결제에 태그리스와 해외 신용카드 결제가 추가된다. 국내 교통카드 규격에 머물던 결제망의 호환성과 확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가 최근 '3기 교통카드 수집 시스템 구축 사업자' 공모를 시작했다. 공사는 오는 12월까지 사업자를 선정한 뒤 시스템 구축에 착수해 내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공사는 지하철 1~8호선 276개 역에서 교통카드 단말기 6101대를 비롯해 역 전산기와 정산기, 충전기 등 교통카드 수집 시스템 전반을 교체한다. 약 10년 만의 전면 고도화다.
사업을 통해 EMV 결제 기반을 구축하면 비자·마스터카드 등 국제 카드 결제망의 서울 지하철 진입이 가시화한다.
EMV 결제는 유로페이, 마스터카드, 비자가 공동으로 만든 스마트카드 결제 기술 표준이다. 칩을 삽입하는 접촉식 결제와 NFC 기술을 활용한 비접촉 결제를 모두 수용한다. 자국에서 사용하던 글로벌 카드를 방문국에서 쓸 수 있게 하는 결제방식이다.
EMV 결제 기반이 갖춰지면 외국인이 자국에서 발급받은 카드로 지하철 요금을 직접 낼 수 있어 교통 결제 수요 일부가 해외 카드로 이동할 전망이다. 방한 외국인이 별도 교통카드를 구매하고 충전하는 번거로움도 사라진다.
또 다른 핵심은 태그리스가 서울 지하철 주요 노선에 진입한다는 점이다. 태그리스는 스마트폰을 단말기에 접촉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승·하차를 인식하고 요금을 결제하는 기술이다. 공사는 태그리스를 교통약자용 개집표기에 먼저 적용할 예정이다.
현재 태그리스는 우이신설선과 인천지하철, 서울 지하철 9호선 일부 구간, 서울 시내버스 일부 노선에서 지원된다. 이용 구간이 제한돼 태그리스만으로 대중교통 결제를 마치기 어렵다. 서울교통공사 1~8호선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지면 태그리스가 일상적인 교통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서울 지하철에서는 기존 교통카드 접촉 결제와 태그리스, EMV 개방형 결제가 함께 운영된다. 카드를 단말기에 찍는 방식에 의존했던 서울 지하철 결제망이 이용자가 원하는 결제수단을 선택하는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다. 태그리스가 서울의 보편적인 교통 결제 방식으로 자리잡는 동시에 교통카드와 국제 카드 결제망 간 이용자 접점 경쟁이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태그리스와 EMV 도입은 서울 지하철에 선진화된 결제 기술을 적용하는 변화”라며 “최신 결제수단이 들어오면서 이용자 선택권이 넓어지고 카드사와 결제사업자도 새로운 서비스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