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기술 경쟁' 끝내고 도시로…상용화 승부처는 안전·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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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글로벌 모빌리티 콘퍼런스가 '혁신을 일상으로: 적응의 시대를 이끄는 혁신'을 주제로 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호텔에서 열렸다. 주요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비전토크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태 국제교통포럼 사무총장, 박준형 국토교통부 모빌리티자동차국장, 아담 칼루스 체코 교통부 차관, 데니사 질라코바 슬로바키아공화국 교통부 차관, 라두 디네스쿠 국제도로운송연합 회장, 마리우스 스쿠오디스 리투아니아 교통통신부 전 장관.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자율주행 경쟁이 차량 자체의 기술 발전에서 실제 도시 단위의 움직을 관리하는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다. '차가 스스로 달릴 수 있는가'를 넘어 '어떻게 일상에서 쓰이게 할 것인가'가 새로운 경쟁의 기준이다. 서비스 운영부터 안전성 검증, 도시 인프라와 제도까지 자율주행 상용화를 둘러싼 경쟁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6 글로벌 모빌리티 콘퍼런스'에서는 자율주행의 일상화를 위한 기술·서비스·제도 전환이 화두로 떠올랐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TS),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교통포럼(ITF)이 공동 개최한 행사에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스티븐 한 웨이모(Waymo) 전무, 가우라브 아가왈 엔비디아(NVIDIA) 수석 디렉터가 차례로 기조연설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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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글로벌 모빌리티 콘퍼런스가 '혁신을 일상으로: 적응의 시대를 이끄는 혁신'을 주제로 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호텔에서 열렸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자율주행 기술을 일상의 이동으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차가 달리는 건 시작”…서비스 거쳐 도시로

류 대표는 자율주행 상용화를 '기술-서비스-도시' 세 단계로 구분했다. 기술 단계의 질문이 '차가 스스로 달릴 수 있는가'라면 서비스 단계에서는 승객이 호출부터 배차·승차·결제까지 실제 이동 과정에서 이용할 수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상용화 마지막 단계는 도시와 융합이다. 수백·수천대의 자율주행차가 들어와도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인프라와 제도, 운영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교통체계와의 결합도 과제로 꼽았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호출 플랫폼을 확산할 당시 기존 택시 공급체계를 유지하면서 호출·배차·경로·결제를 디지털화했듯, 자율주행 역시 기존 운송사업자와의 조율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류 대표는 “기술은 서비스 안에서 완성되고, 서비스는 도시 안에서 완성된다”고 말했다.

실제 도시에서는 차량 밖의 문제가 상용화를 좌우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승하차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강남 일대 약 700㎞ 도로와 2000여개 승하차 지점을 분석한 결과, 합법적으로 승객을 태우고 내릴 수 있는 구간은 약 16㎞로 전체의 2.3%에 그쳤다. 자율주행차의 판단 능력뿐 아니라 도로 공간과 운영체계까지 서비스에 맞춰 바뀌어야 하는 셈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율주행을 별도 서비스로 분리하지 않고 기존 이동 서비스 안에 넣는 방식도 시험하고 있다. 강남에서는 19대의 자율주행차를 구역형으로 운영하고, 서울 11개 노선에서는 심야 등 교통 공급이 부족한 시간대에 노선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가 별도 애플리케이션이나 가입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존 호출 과정에서 자율주행차를 이용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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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글로벌 모빌리티 콘퍼런스가 '혁신을 일상으로: 적응의 시대를 이끄는 혁신'을 주제로 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호텔에서 열렸다. 스티븐 한 웨이모 전무가 '글로벌 모빌리티 전환 - 자율주행, 사회적 약속과 현실'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이미 대규모 상용 서비스에 들어간 웨이모는 안전과 신뢰를 확장의 전제로 내세웠다. 스티븐 한 전무는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피닉스, 오스틴, 애틀랜타, 마이애미 등에서 매주 50만회 이상 완전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람 운전자 없이 하루 24시간, 주 7일 운행한다.

한국 진출 의향도 강조했다. 한 전무는 도쿄와 런던 등 해외 시장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계획을 설명하면서 “한국에도 꼭 오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현대자동차와 협력해 아이오닉5에 6세대 '웨이모 드라이버(Waymo Driver)'를 적용하고 있다. 6세대는 겨울철 주행과 열 관리, 강수 상황 대응 성능을 강화했다.

웨이모는 축적된 운행 데이터를 안전성의 근거로 제시했다. 한 전무는 사람 운전자와 비교해 에어백이 전개되는 사고가 94%, 부상 사고와 중상·사망 사고가 각각 82%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기술의 성능만큼 제도의 예측 가능성도 강조했다. 그는 이어진 비전토크에서 “우리가 가장 바라는 것은 명확한 규칙”이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자율주행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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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글로벌 모빌리티 콘퍼런스가 '혁신을 일상으로: 적응의 시대를 이끄는 혁신'을 주제로 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호텔에서 열렸다. 가우라브 아가왈 엔비디아 수석 디렉터가 'AI가 정의하는 안전한 모빌리티'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엔비디아, ‘물리 AI’로 돌발상황 학습…안전성 높인다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AI의 다음 단계로 '물리 인공지능(Physical AI)'을 꼽았다. 가우라브 아가왈 수석 디렉터는 인식 중심 AI가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를 거쳐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행동하는 물리 AI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율주행차가 갑자기 도로에 뛰어든 보행자를 인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황을 이해한 뒤 다음 행동을 판단하고 실시간으로 실행하는 방식이다.

관건은 실제 도로에서 좀처럼 확보하기 어려운 데이터다. 어린이가 갑자기 뛰어들거나 앞차에서 적재물이 떨어지는 돌발상황은 반복해서 수집하기 어렵고 위험하다. 엔비디아는 확보한 희귀 사례를 가상환경으로 옮긴 뒤 생성형 AI로 변형해 학습 데이터를 최대 1000배로 늘리는 방식을 활용한다. 차량 내부 추론용 컴퓨터와 AI 데이터센터,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연결해 실제 주행에 앞서 다양한 상황을 학습시키는 구조다.

자율주행을 일상으로 옮기는 과정에서는 기업과 정부, 도시 간 조율이 필요하다는 데도 의견이 모였다.우리 정부도 도시 단위 실증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국토부는 광주 전역을 하나의 실증공간으로 활용해 정해진 노선이 아닌 복잡한 도심에서 다양한 주행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자율주행 AI 학습에 개인정보가 포함된 원본 영상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내년에는 실증 지역을 여러 도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준형 국토부 모빌리티자동차국장은 “상용화는 기술적으로 차량 몇 대가 달리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국민이 일상적인 이동에서 실제 교통서비스로 이용하고, 운전 능력이나 여건과 관계없이 누구나 제한 없이 이동할 수 있는 상태까지 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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