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중견기업 10곳 중 9곳은 법인카드의 유동성 효과를 알고 있지만, 사용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자는 8일 '2026년 국내 성장 중견기업의 운전자본 실태조사'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법인카드는 출장비나 소모품 등 일상적인 경비 외에 실제 대금이 빠져나갈 때까지 현금을 다른 곳에 운용할 수 있다.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대금 지급 시점을 조절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조사에 응답한 기업 90%는 이러한 '결제유예 효과'에 대해 알고 있다. 카드 사용 여부와 무관하게 현금흐름을 유연하게 관리하고 대금 지급 시점을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도 78%에 달했다.
높은 인지도와 달리, 실제 기업 간 법인카드의 활용은 정체돼 있다. 응답 기업에 국내 거래처와 대금을 주고받을 때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비중을 물은 결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거나 '10% 미만'이라고 답한 기업이 전체의 51%로 나타났다. 국내 중견기업 절반 이상이 사실상 법인카드를 거의 쓰지 않고 있다.
사용이 저조한 이유로는 △'계좌이체 현금송금 등 기존 방식이 이미 관행으로 자리잡아서(21%)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외에 △법인카드로 고액 결제가 가능하다는 사실 자체를 몰라서(16%) △수수료 부담(13%)이 뒤를 이었다.
제약이 사라진다는 전제로 카드 도입, 확대 의향을 물은 결과, 88%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다만 그중 '매우 적극적으로 도입·확대하겠다'는 응답은 33%에 그쳤고, 나머지 55%는 '조건이 맞으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법인카드는 국내 거래보다 해외 거래에서 핵심 결제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해외거래에서 법인카드를 주력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기업은 27%로, 국내(15%)보다 12%P 높았다. 특히 해외 기업 거래 시 법인카드 결제의 장점으로는 대금 지급을 늦춰 운전자본을 확보하는 효과(현금유출 유예, 29%)가 1순위로 꼽혔다.
비자는 해외거래에서 법인카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국내 수출 기업이 해외 바이어로부터 수출 대금을 법인카드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쿠날 채터지 비자코리아 사장은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유동성을 얼마나 유연하게 확보하고 운용할 수 있는지는 갈수록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비자는 법인카드를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기업이 원하는 시점에 자금을 확보하고 운용할 수 있는 전략적인 유동성 도구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