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AI시대 '데이터 정당 가치' 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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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광고

오픈AI가 국내 첫 챗GPT 광고로 '새 집 찾기'를 내세우며 이용자의 관심을 끌었지만, 정작 국내 최대 매물 정보를 보유한 네이버 부동산 데이터에 접근하지 못해 반쪽짜리 답변을 내놓는 데 그치고 있다. 네이버가 로봇 배제 표준(robots.txt)을 통해 자사 데이터에 대한 무단 크롤링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플랫폼 간의 신경전을 넘어, 인공지능(AI) 시대에 '데이터의 정당한 가치'와 그에 따른 보상 체계가 얼마나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는지를 보여준다.

AI 모델과 알고리즘이 진화하면서 누가 더 신뢰할 수 있고 최신화된 데이터를 확보했는지가 서비스 완성도를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부동산 매물 데이터가 대표적이다. 실시간 거래 정보와 정확성이 중요해 외부 연동이나 단순 웹 서핑으로 대체하기 어렵다. 고성능 AI 서비스는 양질의 데이터에 달려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동안 글로벌 AI 기업은 웹 생태계의 개방성을 앞세워 세계 시장의 방대한 콘텐츠와 데이터를 사실상 무상으로 학습하고 서비스에 활용해 왔다. 그러나 AI 시대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식한 플랫폼·콘텐츠 기업은 공들여 만든 데이터를 손쉽게 내어주지 않으려 한다. 자연스레 갈등은 커질 것이다.

데이터의 공정한 거래 질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시점이다. 국내 플랫폼 기업 입장에선 방대한 비용과 인프라를 투자해 구축하고 정제한 데이터는 글로벌 빅테크가 무상으로 가져다 쓸 수 있는 '공공재'가 아니다. 가치 있는 데이터를 생산하고 관리하는 주체에게 합당한 권리와 보상이 필요하다.

AI 서비스 기업 입장에서 AI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양질의 데이터 확보를 위해 무제한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크롤링 차단과 같은 '데이터장벽'에 가로막혀 AI 기업이 데이터를 구매하지 못한다면 서비스 성능 한계에 부딪힐 것이다.

데이터의 무단 활용을 둘러싼 소모적인 공방을 넘어, 투명한 데이터 거래 시장과 공정한 라이선스 계약 모델이 필요하다. 우선은 시장 자율에 입각해 플랫폼 기업과 AI 기업이 윈-윈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 간 시장 지배력의 차이로 인해 데이터 거래에서 불공정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막으려면 정부의 중재·감시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 AI 서비스 혁신을 위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양질의 데이터를 합법적으로 수급하는 건전한 데이터 경제를 위한 사회적 논의를 본격화해야 할 시점이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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