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부안 격포항에서 50여분 배를 타고 도착한 작은 섬마을 위도의 전막마을 마을회관. KT스카이라이프 설치팀이 바닷바람에 녹슨 접시형 안테나를 해체하고 새 안테나를 고정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설치를 마치자 위성신호계측기를 들여다보며 방향을 조금씩 틀었다. 신호가 가장 잘 잡히는 지점을 찾는 미세 조정 작업이다. 계측기가 '삐-'소리를 내며 위성 신호를 제대로 받고 있다고 표시하자 작업을 완료한다.
지난 1일 방문한 전북 부안군 위도면에는 노후화된 위성방송 안테나 교체 작업이 한창이었다.
위성 안테나 하나를 교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5~20분 남짓. 육지에서는 평범한 작업이지만 섬에서는 다르다. KT스카이라이프의 대리점 지원정보통신 소속인 이순만 설치팀장은 “위도를 비롯해 인근 14개 섬을 담당하며 위도에는 보통 2주에서 한 달에 한 번 들어온다”며 “차량을 가져갈 수 없는 작은 섬에서는 자전거나 리어카에 장비를 싣고 이동하기도 하며 아침 배로 들어와 하루 15~20가구를 돌기도 한다”고 말했다. 기상이 나빠지면 배가 끊겨 섬에 발이 묶이는 일도 있다.
KT스카이라이프가 이처럼 수고를 들여 위성방송망을 유지하는 이유는 섬에서 TV가 갖는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위도의 일부 마을에는 지상파는 물론 라디오 신호조차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 이런 문제를 위성방송이 해결하고있다. 위도에는 770세대, 1079명이 거주하는데 지난 7월 말 기준 스카이라이프 방송상품 가입자는 994명이다. 세대 대비 TV 침투율은 129%에 달한다.

해양경찰 위도출장소장을 지낸 이진홍 씨는 위성방송 보급 전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당시에는 산 높은 곳에 지상파 직수신 안테나, 이른바 '잠자리 안테나'를 설치하고, 케이블을 집집마다 연결해 TV를 봤다. 강풍이 불거나 케이블에 문제가 생기면 방송이 끊기기 일쑤였다.
이 씨는 “위성방송 설치 후 처음에는 '접시 하나로 방송을 본다고?'라며 주민들이 믿지 못했다”며 “설치한 집들이 편하게 TV를 보는 것을 보고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섬의 '비공식 AS 기사' 역할도 한다.
강대식 전막마을 이장은 위성방송이 들어온 뒤 “삶의 질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날씨와 경제·생활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여기서는 스카이라이프가 기본”이라며 “없으면 살 맛이 안 난다고들 한다”고 전했다.
위성방송은 재난 상황에서도 지상 방송망을 보완할 수 있다. 케이블TV·IPTV가 유선망, 이동통신이 기지국 등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별도의 위성 전송 경로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스카이라이프는 도서·산간지역에서 약 11만명의 가입자를 유지하고 있다. 비상상황에서 지상 인프라가 훼손됐을 때 방송망을 유지하는 '생명선'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위도에 놓인 접시형 안테나들은 위성방송의 공익적 역할이 여전히 필요한 이유를 보여준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육지에서는 여러 방송 플랫폼 가운데 하나인 위성방송이 전파와 유선망이 닿기 어려운 섬에서는 보편적 시청권을 지탱하는 수단이 된다”고 말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