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접은 아이폰 듀오의 첫인상은 보통의 아이폰에 가까웠다. 5.4인치 외부 화면에서 문자를 입력하고 앱을 넘기는 데 별다른 적응이 필요하지 않았다. 제품을 펼치는 순간 인상은 달라졌다. 7.6인치 대화면과 매트한 내부 디스플레이가 나타나면서 완전히 다른 기기로 바뀌었다. 기존 아이폰 '사용성'과 '감성'을 유지하면서 대화면 경험을 더한 새로운 형태의 아이폰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가장 걱정됐던 휴대성은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다. 무게는 254g에 달하지만 실제로 들었을 때 '지나치게' 묵직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일반 수트 바지나 청바지 주머니에도 무난하게 들어갔다. 다만 접었을 때 두께가 11.3㎜인 만큼 바형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주머니 속 존재감은 분명했다. 제품 윤곽이 바깥에서 드러날 정도의 두께감은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아이폰 듀오의 진가는 제품을 펼치는 순간이었다. 외부 화면에서 보던 콘텐츠가 내부 7.6인치 화면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다시 접거나 화면 방향을 바꿔도 영상과 소리가 끊기지 않았다. 두 화면을 번갈아 사용하는 느낌보다 하나의 화면이 자연스럽게 넓어지는 경험에 가까웠다. 제품을 굳이 펼쳐 써야 하는 이유와 재미가 가장 드러나는 지점이었다.

내부 디스플레이는 외부 화면보다 표면이 매트했다. 손끝에는 지문방지 필름을 붙인 듯한 질감이 느껴졌다. 나노 텍스처 처리가 적용된 영향이다. 빛 반사는 확실히 줄었지만 유리 화면 특유의 쨍한 선명함을 선호하는 이용자라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어 보였다.
폴더블폰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히는 화면 중앙 주름은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정면에서 콘텐츠를 볼 때는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주름이 인식돼 콘텐츠 몰입이 깨지는 느낌은 크지 않았다. 다만 여러 체험 제품 가운데 일부에서는 힌지 구간이 눈에 띄기도 했다. 반복해서 접고 펼친 뒤에도 현재 수준을 유지할지는 장기간 사용해봐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아이폰 듀오의 재미는 소프트웨어(SW)에서 강하게 느껴졌다. 넷플릭스에서 영상을 재생한 뒤 제품을 반쯤 접으면 위쪽 화면에는 콘텐츠가 남고 아래쪽에는 재생 버튼과 탐색 기능이 배치됐다. 기기를 기울이면 화면 속 빗방울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등 듀오에 맞춘 시각 효과도 적용됐다. 화면 크기와 접는 각도에 따라 사용자환경(UI)이 달라지는 점도 자연스러웠다.

카메라에서도 폴더블 구조를 활용한 기능이 눈에 띄었다. '듀오 프리뷰'를 켜면 촬영되는 사람이 외부 화면에서 자신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 포착'은 피사체의 포즈를 인식해 자동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기능이다. 제품을 세워두고 여러 포즈를 취하면 별도 셔터 조작 없이 연속 촬영할 수 있다. 아이를 촬영할 때는 외부 화면에 스누피 등 애니메이션을 띄우는 '키즈 큐' 기능도 제공한다. 외부 화면을 단순 미리보기 창이 아니라 촬영 보조 화면으로 활용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가장 큰 장벽은 역시 가격이다. 아이폰 듀오 국내 출고가는 256GB 기준 329만원부터 시작한다. 2TB 모델은 509만원에 달한다. 누구에게나 선뜻 권할 수 있는 가격은 아니다. 다만 접은 상태에서는 익숙한 아이폰을 쓰고, 필요할 때 펼쳐 대화면과 멀티태스킹을 활용하고 싶은 이용자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특히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함께 사용하는 기존 애플 이용자나 콘텐츠 소비와 멀티태스킹 비중이 높은 사용자라면 활용도가 높아 보였다. 가격 문턱은 높지만 첫 폴더블 아이폰을 기다려온 수요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