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예산안]기후부 25.7조 '역대 최대'…증액분 70% 에너지대전환에 쏟는다

내년 예산 18.3%↑…에너지대전환 2.6조→5.4조 ‘두 배’
메가프로젝트 전력·용수 1.9조…한전엔 출자·요금지원 8500억
전기차 보조금 2.1조·43만대…충전기는 양적 확대서 질적 전환
호남 반도체 용수 총사업비 3.7조…비수도권 변전소도 선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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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에너지환경부가 내년 예산을 역대 최대인 25조700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 늘어나는 예산의 70% 이상을 에너지대전환 분야에 집중하고 반도체·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전력·용수 인프라에도 1조9000억원 이상을 투입한다. 한국전력에는 누적 적자에 따른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현금출자와 전기요금 복지·특례할인 지원을 합쳐 85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한다. 전기차 보조금은 역대 최대인 2조1000억원으로 늘리는 반면 충전기 예산은 37%가량 줄여 양적 보급에서 질적 고도화로 정책 방향을 전환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7년도 예산 및 기금 총지출을 올해보다 18.3%(3조9737억원) 증가한 25조7319억원으로 편성했다고 1일 밝혔다.

특히 에너지대전환 분야 예산이 올해 2조5683억원에서 내년 5조4449억원으로 2조8766억원 늘어난다. 전체 기후부 예산 증가액의 약 72%에 해당한다. 녹색전환 분야는 6조5001억원에서 7조4358억원으로 9357억원, 기후재난 대응은 8조2152억원에서 8조2846억원으로 694억원, 순환경제·환경투자는 2조1977억원에서 2조3237억원으로 1260억원 각각 증가한다. 다만 기후부 출범에 따른 실·국 간 업무 조정과 사업 이동이 있어 분야별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메가프로젝트 전력·용수 1.9조…한전에 8500억 투입

첨단산업 전력·용수 인프라에는 1조9351억원을 투입한다. 전력 분야가 1조5489억원, 용수 분야가 3862억원이다.

전력 분야에서는 기존 송전선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송전단 에너지저장장치(ESS)에 5724억원을 투입한다. 전력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비수도권에 변전소를 먼저 건설하는 '수요유치형 변전소' 사업도 658억원을 들여 새롭게 시작한다. 첨단산업이나 AI 데이터센터 등의 전력 수요가 발생한 뒤 전력망을 건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력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깔아 기업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취지다.

한전에는 5000억원을 현금 출자한다. 사실상 신규 사업이다. 2021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기요금 조정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한전의 누적 적자가 약 35조원에 달하고 이에 따른 이자비용만 연간 약 1조원 발생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이자비용의 절반 수준을 재정으로 지원해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을 유도한다.

한전이 그동안 부담하던 취약계층 등의 전기요금 복지·특례할인 비용 3500억원도 처음으로 정부 재정에서 지원한다. 취약계층 복지할인 약 1970억원과 초·중·고교·유치원 냉난방 요금 및 자유무역협정(FTA) 피해지원 약 1530억원이다. 현금출자까지 더하면 한전에 투입되는 정부 재정은 총 8500억원이다.

강경택 기후부 전력산업정책과장은 “한전 누적 적자에 따른 이자비용이 1년에 1조원 정도 발생하고 있다”며 “그 절반 정도를 재정에서 지원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신규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호남 반도체 용수에 3.7조…동복댐 증축·관로 확충

용수 공급에도 대규모 투자를 시작한다. 호남권 반도체산단 용수공급 사업은 총사업비만 3조6654억원에 달한다. 국고 1조4542억원, 지방자치단체 5040억원, 한국수자원공사 1조7072억원을 투입한다. 내년에는 본격적인 건설에 앞서 타당성조사와 설계, 초기 공사비를 우선 반영한다.

호남권 반도체산단에는 신규 용수공급 관로를 확충하고 동복댐을 증축한다. 나주댐 농업용수를 대체 공급하고 하수 재이용수도 활용한다. 내년 동복댐 증축에 670억원, 나주댐 농업용수 대체공급에 135억원 등이 투입된다. 충청권에도 20만톤 규모 정수장과 30㎞ 관로 건설을 위한 설계비 26억원, 신규 수자원 확보를 위한 지천댐 타당성조사비 55억원을 반영했다.

◇전기차 43만대로 확대…충전기는 '양보다 질'

재생에너지 투자도 크게 늘린다. 금융지원 예산을 올해 6480억원에서 내년 1조5108억원으로 133.1% 확대한다. 공장지붕 태양광 융자는 1229억원에서 5440억원으로 4.4배 늘리고, 가정형 태양광에는 750억원을 투입해 보급 대상을 10만가구에서 20만가구로 확대한다.

전기차 보조금은 올해 1조6114억원에서 내년 2조1403억원으로 32.8% 증가한다. 지원 물량은 30만대에서 약 43만대로 늘어난다. 승용차는 26만대에서 36만8160대로, 화물차는 3만5837대에서 6만1000대로 확대한다. 승합차도 어린이승합차를 포함해 올해 3800대에서 내년 4700대로 늘린다.

정부는 보조금을 받지 않는 전기차까지 포함하면 내년 실제 신규 보급량이 5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박판규 기후부 탈탄소녹색수송혁신과장은 “앞으로는 20~30% 정도가 보조금을 받지 않고 판매될 수 있다”며 “43만대의 보조금 물량을 확보하더라도 실제 보급 가능한 물량은 50만대 이상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반면 충전 인프라는 양적 확대에서 질적 고도화로 전환한다. 충전기 예산은 올해 5508억원에서 내년 3457억원으로 약 37% 줄이고 보급 목표도 7만1950기에서 4만9222기로 낮춘다. 완속충전기는 6만5000기에서 4만2500기로 줄지만 급속충전기는 4450기에서 4924기로 늘린다.

정부는 국내에 이미 약 53만기의 충전기가 설치돼 충전기 1기당 전기차가 약 2대에 불과한 데다 지난해 충전기 사업 예산 집행률도 약 60%에 그친 점을 감안했다. 앞으로 이동거점 등 실수요 지역에 급속충전기를 집중하고 V1G·V2G 등 충전 인프라 고도화에 무게를 둘 방침이다.

히트펌프 등 열에너지 전기화 예산도 157억원에서 859억원으로 5배 이상 확대한다. 올해 단독주택 중심의 실증을 내년 공동주택까지 확대해 '가스배관 없는 아파트' 구현에 나선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민간 건설사 등과 실증단지를 협의 중이다.

◇대심도 빗물터널 속도…2.7조 지출 구조조정

기후재난 대응도 강화한다. 강남역·광화문 대심도 빗물터널과 도림천 지하방수로 등 도시침수 예방 예산을 올해 221억원에서 내년 815억원으로 269% 확대해 2029년 홍수기 전 주요 공사를 완료한다. 녹조 수질개선에는 5986억원을 투입하고 낙동강·대청호·소양호 등을 대상으로 지방비 매칭 없이 국비 100%를 지원하는 1048억원 규모 '국가주도 녹조집중관리 사업'도 신설한다.

안세창 기후부 기획조정실장은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기존 사업을 그대로 확대하기보다 약 2조7000억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에너지대전환과 첨단산업 전력·용수 인프라 등 핵심 분야에 재배분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햇빛소득마을 융자의 이차보전 전환과 노후 경유차 5등급 지원, 대기배출 사업장 사물인터넷(IoT) 설치 사업 등이 주요 구조조정 대상이다.

재원 구조도 개편한다.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의 에너지 분야 사업을 기후대응기금으로 통합하고 전력산업기반기금은 다른 회계·기금으로 전출하지 않고 재생에너지 보급과 기술개발 등에 집중적으로 활용한다.

이번 예산안은 2일 국회에 제출되며, 국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12월 중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안 실장은 “2027년 기후부 예산안은 첨단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전력과 용수를 적기에 공급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재생에너지 보급, 전기차·히트펌프 등 기후위기 시대에 녹색전환을 이끌고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조성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편성했다”라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차질없이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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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기후에너지환경부 예산안 개요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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