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이 2023년 7월 세웠던 종전 기록을 갈아치우며 3년 만에 역대 최대기록을 새로 썼다. 작년 같은 달 대비 7.0% 증가한 62억4000만달러를 수출했다고 한다.
전기·수소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수출이 25.5%나 급증하며 새 수출기록을 견인했고, 내수와 생산도 각각 0.5%, 11.3% 늘었다. 고금리와 글로벌 경기 둔화라는 악조건 속에서 거둔 값진 성과는 K-자동차의 글로벌 경쟁력이 본격적인 가속단계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도약 배경에는 두 가지 거시적 요인이 자리한다. 첫째는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글로벌 시장의 재편이다. 중국 자동차 산업의 급성장과 저가 공세에 대해 미국 등 최대수요국이 장벽을 높이자,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신뢰도가 높은 우리 기업이 시장 차별화의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었다.
둘째. 전기·수소 동력 기술로의 빠른 전환과 이를 고도의 제조 역량과 접목시킨 특유의 순발력이다. 시장 변화를 민첩하게 포착해 고부가가치 친환경차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발 빠르게 전환한 전략이 적중했다.
전통의 자동차 초강국인 독일 빅3(벤츠, BMW, 폭스바겐)의 합산 시가총액이 한국 현대차그룹 시가총액과 엇비슷한 수준으로 쪼그라든 현상은 시사하는 바 크다.
내연기관 패권에 안주하다 전동화 흐름에 제때 대응하지 못한 글로벌 거인의 후퇴는,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 앞에서 주저하는 순간 언제든 밀려날 수 있음을 경고한다. 반면 K-자동차는 강력한 제조 생태계와 가파른 전동화 기술력을 결합해 주도권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이는 지금 도드라진 현상일 뿐 방심은 금물이다. 세계 시장은 미증유의 대격변을 겪고 있다. 무지막지한 자본력과 압도적 소프트웨어 기술로 자율주행 시장을 선점하려는 테슬라, 그리고 하이브리드 경쟁력과 탄탄한 글로벌 수요 기반을 바탕으로 거세게 반격하는 일본 완성차 업체의 공세는 우리에게 큰 위협이다.
한국 완성차업계가 지적했듯, 국내 연간 400만 대 이상의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유지하며 부품 생태계의 전동화 전환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도약할 수 있는 수많은 기회가 남아있다. 자율주행으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 모빌리티 기술을 고도화하고, 제조 공정 내 로봇과 AI전환(AX)을 적극 도입해 원가 혁신을 이루어낸다면 K-자동차의 영토는 더욱 넓어질 것이다. 비상한 시기인 만큼 정부와 완성차, 부품업계가 '원팀'으로 뭉쳐 상생 생태계를 구축하고 미래 모빌리티의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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