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감산 협상 8월 말로 연장…산정 기준 놓고 '평행선'

기준 물량 이견에 감축량 최대 1만5000톤 차이

우유 소비가 줄어드는 가운데 생산자(낙농가)와 유업계가 원유 구매 감축 기준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올해는 원유 가격이 3년째 동결되면서 물량 조정만 협상 대상에 오른 가운데, 감축 규모를 산정하는 기준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협상은 8월 말까지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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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우유가 진열돼 있다. 〈자료 연합뉴스〉

4일 업계에 따르면 낙농진흥회 원유의 용도별 물량 및 기본가격 조정 협상 소위원회는 지난달 28일 회의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측은 기존 입장을 유지한 채 협상 기간을 이달 말까지로 연장했다.

이번 협상은 2027~2028년 적용될 유업체의 원유 의무구매 물량을 정하는 절차다. 현재는 '용도별 차등가격제'에 따라 마시는 우유에 쓰는 원유(음용유용)와 치즈·버터 등 가공제품에 쓰는 원유(가공유용)에 서로 다른 가격을 적용하고 있다.

쟁점은 감축 규모를 어떤 기준으로 계산하느냐다. 우유 소비가 줄면서 지난해 유업체가 실제로 구매한 원유는 189만톤까지 감소했다. 반면 제도상 유업체가 구매하기로 정해진 기준 물량은 194만1000톤으로 유지되고 있다.

실제 구매량과 제도상 기준 물량 사이에 차이가 생기면서 어느 수치를 기준으로 감축 규모를 계산할지를 두고 양측이 맞서고 있다. 감축 물량은 음용유용(ℓ당 1084원)보다 가격이 낮은 가공유용(ℓ당 882원)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감축 규모가 커질수록 낙농가 수입도 줄어들게 된다.

이에 낙농가는 실제 구매량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사들인 물량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감축 대상이 줄어 농가가 줄여야 할 생산량과 수입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유업계는 제도상 기준 물량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구매량이 줄었다는 이유로 감축 기준까지 함께 낮추면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어려워지고, 제도의 실효성도 떨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기준이 달라지면서 과잉물량은 생산자 기준 9만3000톤, 유업계 기준 14만4000톤으로 벌어진다. 현행 규정은 과잉물량의 10~30%를 감축 대상으로 정하고 있어 최종 감축 규모는 최대 약 1만5000톤 차이가 난다.

업계 관계자는 “1만5000톤은 단순 환산하면 900mL 우유 약 1667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양으로, 하루 평균 약 4만6000개에 해당한다”며 “계산 방식 차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유업체의 원유 구매 부담과 낙농가 수익에 모두 영향을 미치는 규모”라고 말했다.

기준 해석이 엇갈리는 배경에는 규정의 공백도 있다. 용도별 차등가격제 운영규정에는 과잉물량 산정의 기준이 되는 '구매량'의 정의가 없다. 생산자 측은 제도 도입 이후 첫 물량 조정 당시 실제 구매 실적을 적용한 전례를, 유업계는 규정상 기준 물량을 각각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협상을 계기로 감산 규모를 정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제도 보완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모호한 산정 기준을 명확히 하고, 국산 원유 소비를 늘릴 대책도 병행해야 같은 갈등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감산 협상만으로는 우유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프랜차이즈나 식품업계의 국산 유제품 사용을 늘릴 유인책 등 소비 확대 정책과 제도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생산자와 유업계가 모두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윤소진 기자 so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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