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환자눈에 반도체 칩 심었더니 소설책 읽었다”…유럽서 인공망막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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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안에 초소형 반도체를 이식해 손상된 시력을 되찾도록 돕는 인공망막 기술이 유럽에서 처음 상용화된다. 사진=사이언스 코퍼레이션

눈 안에 초소형 반도체를 이식해 손상된 시력을 되찾도록 돕는 인공망막 기술이 유럽에서 처음 상용화된다.

22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미국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업 사이언스 코퍼레이션이 개발한 인공망막 장치 '프리마(PRIMA)'가 유럽 의료기기 규제기관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프리마는 노인성 황반변성으로 손상된 중심 시야를 일부 회복시키기 위해 개발된 의료기기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신속 심사 대상으로 지정돼 앞으로 두 가지 희귀 실명 질환 치료에도 활용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노인성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의 광수용체 세포가 손상되면서 독서나 얼굴 식별이 어려워지는 질환이다. 고령층을 중심으로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이 이 질환을 앓고 있다.

시술은 비교적 간단하다. 환자는 약 1시간가량의 외래 수술을 통해 망막 아래에 손톱보다 작은 반도체 칩을 삽입한다. 이후 카메라가 내장된 전용 안경을 착용하면 촬영한 영상 정보가 칩으로 전달되고, 칩이 손상된 망막의 일부 기능을 대신 수행하는 방식이다.

맥스 호닥 사이언스 코퍼레이션 최고경영자(CEO)는 이 기술이 실명 환자들에게 실제 생활이 가능한 수준의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프랑스의 한 환자가 기기를 사용한 뒤 300쪽 분량의 소설을 모두 읽고 책을 회사에 보내왔으며, 또 다른 환자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직접 스케치해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낱말퍼즐과 스도쿠를 해결하는 환자 사례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호닥 CEO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업 뉴럴링크의 공동창업자이자 초대 사장을 지낸 인물이다. 2021년 회사를 떠난 뒤 사이언스 코퍼레이션을 세웠으며, 장기적으로는 실리콘 반도체와 살아있는 세포를 결합한 생체 하이브리드 BCI 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차세대 기술 개발을 지속하려면 안정적인 사업 기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호닥 CEO는 “이 분야에서도 연매출 1억 달러 규모의 기업이 나와야 한다”며 “시각 복원 사업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아야 이후 생체 하이브리드 기술 연구도 계속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이언스 코퍼레이션은 지난해 프리마 기술을 개발한 프랑스 기업 픽시엄을 인수한 이후 상용화를 본격 추진해 왔다. 기기 가격은 수십만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유럽 의료기관과 보험 당국을 상대로 비용 지원 방안을 협의 중이다. 회사는 임상시험이 진행된 독일에서 오는 9월 첫 시술을 시작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성능이 향상된 차세대 칩을 적용해 시각 복원 효과를 높이고, 별도의 배터리 장치가 필요한 전용 안경도 메타의 증강현실(AR) 안경과 유사한 크기로 소형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와 함께 예일대 의과대학과 협력해 생체 하이브리드 뇌 센서를 직접 뇌에 이식하는 기술의 임상시험도 준비하고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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