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대박났는데…'女→男' 성전환한 '이 배우', 차기작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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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엘리엇 페이지 인스타그램 캡처

할리우드 배우 엘리엇 페이지가 최근 대작 영화에 출연하고도 차기작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그의 캐스팅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트랜스젠더 배우인 페이지의 출연 기회가 줄어든 것이 성정체성에 따른 차별 때문이라는 주장과, 배우 개인의 이미지와 역할 적합성 등 시장의 수요와 관련된 문제라는 주장이 온라인에서 맞서고 있다.

페이지는 지난 1일(현지시간) 케빈 맥카시가 진행하는 '온 필름' 팟캐스트에 출연해 자신의 최근 작품과 향후 활동에 대해 이야기했다.

진행자가 다음 작품 계획을 묻자 페이지는 “아무것도 없다”고 답했다. 이어 자신이 캐나다 출신이기 때문일 것이라는 취지로 농담을 던진 뒤 “저를 캐스팅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연락해 달라”며 좋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페이지는 2007년 영화 '주노'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엑스맨' 시리즈와 '인셉션' 등에 출연하며 할리우드에서 주요 배우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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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 수술을 하기 전의 모습. 영화 '인셉션' 스틸컷.

그는 2020년 트랜스젠더임을 공개하고 엘렌 페이지에서 엘리엇 페이지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넷플릭스 드라마 '엄브렐러 아카데미'와 영화 '클로즈 투 유' 등에 출연했다.

최근에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대작 '오디세이'에서 병사 시논 역을 맡았다. 그러나 캐스팅 발표 당시부터 일부 보수 성향 인사들이 배역과 배우의 이미지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취지의 비판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번에는 페이지 본인이 차기작이 없다고 밝히면서 논쟁이 다시 확산됐다.

페이지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성정체성을 공개한 이후 주요 작품 출연 기회가 줄어든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유명 배우가 대형 영화에 출연한 뒤에도 차기작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할리우드에서 트랜스젠더 배우가 여전히 구조적인 장벽에 직면해 있다는 신호라는 주장이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페이지의 캐스팅 여부를 성정체성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반박한다. 배우의 외모와 이미지, 연기 경력, 배역과의 적합성, 제작사가 요구하는 캐릭터의 조건 등 여러 요인이 캐스팅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차기작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차별을 입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특히 페이지가 과거 여성 배우로 활동했을 때와 현재 남성 배우로 활동할 때 요구되는 역할과 시장의 기대가 달라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할리우드의 캐스팅 시장에서 특정 배우의 출연 공백이 성정체성 때문인지, 역할 적합성이나 시장 수요 때문인지를 외부에서 단정하기는 어렵다. 페이지 역시 이번 인터뷰에서 자신의 차기작이 없는 이유를 성정체성 때문이라고 직접 주장하지는 않았다.

페이지의 사례는 트랜스젠더 배우가 자신의 정체성을 공개한 뒤 기존의 스타 이미지와 새로운 배우 정체성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할리우드의 논쟁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특히 대형 상업영화 출연이 배우의 지속적인 캐스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페이지의 향후 행보가 할리우드의 다양성과 캐스팅 관행을 둘러싼 논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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