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굴인식 인공지능(AI)의 추적을 피하도록 설계된 기능성 의류가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유럽을 중심으로 얼굴인식 시스템의 판독을 방해하는 '적대적 의류(Adversarial Clothing)'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의류는 특정 색 조합과 기하학적 문양, 반복되는 그래픽을 적용해 AI가 얼굴의 형태와 특징을 정확히 분석하지 못하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사람의 눈에는 일반적인 패션 디자인처럼 보이지만, 얼굴인식 알고리즘은 패턴을 얼굴이나 다른 물체로 오인하거나 얼굴의 핵심 정보를 제대로 추출하지 못해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최근에는 일반 소비자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이탈리아 브랜드 '캡에이블'과 독일 브랜드 '어반 프라이버시'는 이 같은 기능을 적용한 의류를 대표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특히 어반 프라이버시는 일부 후드 제품에 적외선 LED를 탑재했다. 사람이 보기에는 거의 드러나지 않지만 감시카메라에는 강한 빛으로 인식돼 야간 얼굴인식 성능을 떨어뜨리는 원리다.
이 같은 제품이 주목받는 것은 얼굴인식 기술이 빠르게 일상으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 발전과 함께 얼굴인식 시스템은 경찰과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 기업에서도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기술 도입이 늘어나면서 개인정보 보호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영국에서 진행된 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약 60%가 얼굴인식 기술을 '감시 사회를 심화시키는 요소'로 인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니퍼 벨 노팅엄 예술디자인대학 교수는 “관련 제품의 가격이 과거보다 낮아졌고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가격 경쟁력과 사회적 관심이 맞물리면 하나의 문화적 흐름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닉 티드볼 의류 브랜드 볼레백 공동 창업자는 “유명인이 이런 옷을 입기 시작하면 대중적인 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며 “사생활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상징적인 패션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의류가 모든 얼굴인식 시스템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벨 교수는 “최신 감시 기술은 일정 수준의 방해 요소를 극복할 수 있다”면서도 “실제 성능과는 별개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는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