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성과급 갈등은 재계 전반의 보상체계 논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는 방식에 합의한 이후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는 급증하고 있다. 회사의 주인인 주주에게 사전 청구서를 내밀고 나선 격이라며 소액주주 차원의 반발도 잇따르고 있다.
소액주주단체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 파업이 시행될 경우 노조원 전원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20일 밝혔다.
주주운동본부는 “현행법상 노조의 쟁의행위 대상은 '근로조건'이어야 성립하지만, 영업이익 규모에 연동되는 성과급은 사법부가 '임금이 아니다'라고 확정한 영역”이라며 “21일로 예고된 파업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또 “영업이익 규모에 연동되는 성과급은 상법상 주주총회 결의사항”이라며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배분은 주주의 배당이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노조 조합원 투표뿐만 아니라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액주주까지 성과급 배분 방식을 문제삼고 나선 이유는 단지 삼성전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기아와 LG유플러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영업이익의 30%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카카오 노조도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영업이익 기준 성과급은 단일사업군에서는 일정 부분 작동할 수 있다. SK하이닉스처럼 메모리 중심 단일 사업 구조에서는 영업이익과 성과 기여의 연결이 비교적 직관적이다. 특정 사업의 실적이 곧 회사 전체 성과로 이어지는 만큼, 영업이익 일부를 구성원 보상으로 배분하는 논리가 단순하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 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시스템LSI, 모바일, 가전, 영상디스플레이, 네트워크 등 복수 사업부가 공존한다. 사업부 하나하나가 다른 각기 사업 구조로 돌아간다. 삼성전자처럼 복수의 사업부와 대규모 투자 사이클이 맞물린 기업에서는 투자재원, 주주권, 사업부별 책임경영까지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다.
재계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면 설비투자, 연구개발, 주주환원보다 임직원 보상이 우선 배분되는 구조가 될 수 밖에 없다. 특히 반도체처럼 대규모 선행 투자가 필요한 산업에서는 단기 이익 배분이 미래 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기승 부산대 교수는 “경제적 부가가치(EVA) 등 자본비용을 반영한 기준 없이 영업이익을 직접 배분할 경우 R&D·배당·성과급 재원이 동시에 부족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