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성 흔들리는 삼성 초기업노조…직책수당 '이중 수령' 논란에 조합원 이탈 가속화

삼성전자 노사간 최종 교섭을 하루 앞둔 17일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내부에서는 집행부의 직책수당 운영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집행부가 조합원들의 충분한 동의 없이 회사와 노조로부터 이중으로 급여를 받고 있다는 논란으로 조합원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최종 교섭을 앞두고 노조의 협상력과 파업 명분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이하 초기업노조) 탈퇴를 신청한 인원만 40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5일 기준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7만1750명이다. 과반 노조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체 임직원의 절반 수준인 6만4000여명 선을 유지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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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장 밖으로 나와 취재진에게 향하는 최승호 노조위원장 (세종=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회의 도중 회의장 밖으로 나와 노측의 입장을 밝히기 위해 취재진에게 향하고 있다. 2026.5.12 utzza@yna.co.kr(끝)

지난 15일에는 일부 DX부문 조합원을 중심으로 초기업노조의 대표성을 문제 삼으며 임금협상 체결 및 파업 금지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위한 행동에 돌입했다.

초기업노조 집행부를 둘러싼 불투명한 자금 집행이 임직원 내부에서 논란으로 확산되면서 내부 갈등은 점차 격화되는 분위기다. 초기업노조 핵심 집행부가 회사 급여와 조합비 직책수당을 동시에 수령하고 있다는 지적이 사내외 게시판을 통해 알려지면서 노조 이탈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분위기다.

직책수당과 관련한 논란은 초기업노조가 지난 3월 조합비 일부를 집행부 직책수당으로 편성할 수 있는 규약으로 제정하면서다. 직책수당 관련 규약이 '쟁의 찬반투표'와 묶여 진행되면서 일부 조합원들이 규정 제정 여부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신설된 규약에 따르면 위원장은 조합비의 최대 10%까지 임원 및 부서 인원의 직책수당으로 편성이 가능하다. 권리조합원 약 7만 명에 월 조합비 1만원을 적용할 경우 월 조합비 총액 약 7억원의 5%인 3500만원, 1인당 월 평균 580만~700만원이 돌아가는 셈이다. 조합원들은 “위원장 개인이 월 1000만원을 수당으로 지급받는 것은 과도하다”는 의견을 사내외 게시판을 통해 표출하고 있다.

회계 투명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노조 안팎에서는 직책수당 수령 내역, 간부별 지급 기준, 영수증 등 증빙 자료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대의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수 운영위원회에 예산 편성·집행 권한이 집중된 구조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설립 후 3년 가까이 대의원 선거를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위원장 한 사람의 월 1000만원 수당과 5명 운영위원회의 깜깜이 운영이 7만 조합원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라면서 “노조 지도부가 직책수당 문제를 비롯한 도덕성 논란을 투명하게 해소하고 대의원회를 구성하지 않는 한 조합원 이탈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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