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사협상 결렬 뒤 재개…李 “노조, 선 지켜야”

삼성전자 노사가 20일 오전 2차 사후조정 결렬을 선언했으나 이날 오후 극적으로 교섭을 재개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8일에 이어 다시 한번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지적하며 원만한 마무리를 위한 정부의 책임과 의지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노조가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은 데, 적정한 선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영업이익 대해 배분 받는 건 투자자와 주주가 하는 것”이라며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다는 것은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도 세금 떼고 당기순이익에서 배당을 받지 않느냐”며 “약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날 오전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는 사흘 째 이어진 삼성전자 노사의 2차 사후조정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중노위는 “20일 삼성전자 노사에 조정안을 제시했다”며 “조정안에 대해 노측은 수락했고, 사측은 수락 여부에 대해 유보라고 말하며 서명하지 않아 2차 사후조정은 불성립됐다”고 전했다.

위기감이 높아졌으나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수원 경기고용노동청에서 당사자간 교섭에 들어갔다. 사후조정 결렬 후 반나절 만으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교섭을 지원했다.

마지막 당사자간 교섭에서도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21일 총파업이 현실화한다. 반도체 산업은 물론 국가 경제, 글로벌 공급망 전체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Photo Image
삼성전자 노사의 정부 사후조정 절차에서도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됐다.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부문 담당 피플팀장(왼쪽)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3일차 회의 종료 후 각각 협상장을 나서고 있다. 세종=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사후조정에서 논의된 조정안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노사는 부문 및 사업부별 보상 배분 비율에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노조 요구가 과도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노조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경영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특히 성과급과 관련해 회사가 상당 부분을 수용했음에도 적자 사업부에까지 과도한 보상을 요구한 점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성과급 규모가 아니라 보상 원칙을 둘러싼 충돌이라는 설명이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는 이날 “사측이 '의사결정이 되지 않았다'는 입장만 반복할 뿐 끝내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결국 중노위 진행에 의해 사후조정은 종료됐다”고 말했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여부가 최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긴급조정이 공표되면 30일간 쟁의행위가 즉시 중지되며 중노위 강제 중재 절차로 넘어간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