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기술개발인을 응원하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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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균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회장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인정과 격려가 주는 힘은 크다. 칭찬과 보상은 기업 경영 측면에서도 중요한 수단이다.

사람은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고 느낄 때 더 큰 책임감과 열정을 발휘하기에, 기업들은 다양한 보상 체계를 마련한다. 이를 통해 단순한 성과 보상을 넘어 조직의 목표를 구성원과 공유하는 것이다. 특히 연구개발(R&D) 분야는 오랜 시간 자신과의 싸움을 견뎌야 하는 만큼, 연구자의 사기를 높일 수 있는 보상과 존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술이 곧 경제이자 안보가 된 지금, 세계 각국은 연구인재 확보와 사기 진작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기술혁신 포상체계가 기업 연구자들의 동기부여로 이어지고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기업 연구자는 약 45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연구자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산업 현장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최근 3년간 과학기술진흥유공 정부포상자 중 산업계 비중은 15% 정도에 머물러 있다. 이는 현재의 과학기술 정부포상 규모 자체가 학계와 연구계, 산업계를 모두 아우르기에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제 기술혁신 주체 전반을 충분히 격려할 수 있을 만큼 포상의 외연 자체를 넓혀야 할 시점이다. 국가 경쟁력이 기술혁신에 달려 있다면, 이를 이끄는 사람들에 대한 인정 역시 그에 걸맞게 확대돼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다양한 혁신 성과를 제대로 조명하기 위해서는 정부포상의 양적 확대가 선행돼야 한다. 특히 산업 현장의 최전선에서 치열한 글로벌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는 기업 연구자들의 성과가 보다 폭넓게 반영될 필요가 있다.

포상의 양적 확대와 함께 훈격 또한 높아져야 한다. 기업 연구자들의 헌신과 성과가 국가 차원에서 충분히 존중받고 있다는 상징성과 무게가 함께 담겨야 하기 때문이다. 포상은 비용 대비 효과가 큰 정책 수단이다.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지 않더라도 국가가 보내는 인정과 존중의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면 연구자들의 사기와 도전 의지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포상의 평가 기준 역시 보다 유연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 기술혁신은 단기간의 성과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긴 시간 축적된 연구와 반복된 실패, 협업과 도전이 쌓여 비로소 성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단기 성과 중심의 획일적인 평가만으로는 산업 현장의 다양한 혁신을 충분히 담아내기 어렵다. R&D 특성과 과정을 함께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예산과 세제, 인프라 같은 유형의 지원뿐 아니라 연구자가 느끼는 자긍심과 사회적 존중 같은 무형의 가치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다행히 의미 있는 변화도 시작되고 있다.

올해부터 기업연구소가 1만개를 돌파한 9월 7일을 기념해 '기술개발인의 날'이 국가 기념일로 지정된다. 기술개발인의 노고와 성과를 국가 차원에서 기념한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일이다. 이를 계기로 기술개발인에 대한 정부포상을 확대하고, 산업계 연구자들의 훈격과 예우 수준 역시 한 단계 높아지길 기대한다.

기술개발인이 존중받는 사회, 연구자의 도전이 제대로 인정받는 나라가 결국 미래 경쟁력을 갖게 된다. 국가가 보내는 격려와 존중의 신호가 분명해질 때, 연구자들의 선택과 도전도 달라질 것이다. 포상은 단순한 예우를 넘어, 최소의 비용으로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이다.

구자균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회장 koita9000@koi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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